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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산업리뷰] 마이크로LED, 중국 따라잡을 수 있을까?

마이크로LED, 차세대 디스플레이 급부상
중국•대만, 마이크로LED 시장 선도
삼성•LG전자, 추격 잰걸음
하재인 기자 2025-02-03 10:37:42
삼성전자 모델이 하만 럭셔리 스토어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전시된 마이크로 LED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LED가 OLED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특정 시장에서는 경쟁하거나 보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기존 LCD와 OLED를 보완할 기술로 떠오르며 각광받고 있다. 초소형 LED 소자를 개별적으로 배치해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방식으로, 백라이트 없이도 자체 발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OLED와 유사하지만, 무기물 기반으로 제작돼 수명이 더 길고 번인 현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는다. 픽셀 크기를 극도로 줄일 수 있어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으며, 밝기와 명암비에서도 OLED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또한 응답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등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LED는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폰, 자동차 디스플레이,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장비, 산업용 디지털 디스플레이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시장에서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로 마이크로LED가 적용되면 운전자의 시인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초소형 마이크로LED를 활용한 스마트워치는 기존 OLED보다 높은 밝기와 배터리 효율성을 가질 수 있어 차세대 웨어러블 시장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LG전자의 118인치 마이크로 LED TV 신제품 ‘LG 매그니트’. LG전자

마이크로LED 상용화 ‘성큼’

마이크로LED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앞다투어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시장 규모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수년 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패널 출하량은 올해 약 20만 대 수준이지만, 2030년에는 2490만 대, 2031년에는 3460만 대로 약 170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는 대량 양산이 가능해진다는 전제하에 나온 수치로, 실제 기술 개발과 생산 공정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워치와 웨어러블 기기를 중심으로 활용 범위가 확장될 것으로 보이며, 대형 TV부터 확장현실(XR) 기기, 자동차 디스플레이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기술 적용이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상용화 과정에서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마이크로LED의 가장 큰 문제는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점이다. 초소형 LED를 정밀하게 배치해야 하는 공정상의 난이도가 높아, 생산 비용 역시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월등히 높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의 확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대량 생산 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 AUO의 마이크로 LED 제품군. AUO

중국•대만, 마이크로LED 시장 선도

최근 마이크로LED 시장에서 중국과 대만이 빠르게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BOE, TCL, CSOT 등의 중국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이미 초기 양산에 돌입했다. BOE는 LED 제조 업체 HC세미텍을 인수해 6인치 웨이퍼 기반 마이크로LED 생산을 시작했으며, 대만의 AUO 역시 LCD 공장을 마이크로LED 패널 생산라인으로 개조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애플의 주요 협력업체인 폭스콘도 올해부터 마이크로LED 양산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실제 대량 생산 속도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중국과 대만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LED 칩부터 패널 제조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루었고, 대만은 LCD 시장에서 밀려난 후 마이크로LED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정부 차원의 보조금과 지원을 통해 디스플레이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으며, 마이크로LED 기술에서도 이미 상당한 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미국 애플과 소니도 웨어러블 및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마이크로LED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향후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디스플레이 생태계를 독자적으로 형성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점차 좁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CES 2025’에서 공개한 워치용 마이크로 LED. 삼성디스플레이

삼성•LG전자, 추격 잰걸음

한국의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마이크로LED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프리미엄 TV인 ‘더 월’을 중심으로 고급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LG전자도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부품을 중국과 대만에서 조달하는 상황이어서, 한국 기업들이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CES에서 스마트워치용 마이크로LED를 공개했지만, 이는 연구개발(R&D) 단계로 대량 양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삼성과 LG는 자체 마이크로LED 연구개발도 강화하고 있으며, 자체 생산 역량 확대를 위해 투자 중이다.

정부 차원의 대응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국내 대기업들이 LED 산업에 대대적 투자를 했지만, 2011년 LED 산업이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들의 철수가 이어졌고, 이로 인해 생태계가 붕괴됐다. 현재 16조 원 규모의 글로벌 LED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4%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최근 한국 정부가 마이크로LED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LED의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의 R&D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중소기업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공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마이크로LED가 OLED를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은 낮지만, 특정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국이 다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투자, 생산 공정 혁신이 필수적이다. 향후 5~10년 내 마이크로LED가 OLED와 공존하며 각자의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한국이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갖춘다면, 마이크로LED 시장에서도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의 디스플레이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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