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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산업리뷰]‘엔비디아’에 도전장 내민 작은 거인들

미국의 AMD-구글, 차별화된 AI반도체 구축
중국 화웨이, AI 반도체 ‘Ascend’ 시리즈 개발
리벨리온, 국내 첫 AI 반도체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
하재인 기자 2024-12-05 09:49:33
리벨리온 AI 반도체 리벨. 리벨리온

AI 반도체는 데이터를 학습하고 분석하며,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데 특화된 반도체다.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인식하고, 스마트폰이 얼굴을 인식하며, 챗GPT 같은 대화형 AI 서비스가 작동하는 배경에는 AI 반도체가 있다.

전통적인 반도체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만능 도구라면, AI 반도체는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전문 도구라 할 수 있다. 기존 반도체가 데이터를 단순히 저장하거나 전달하는 데 그쳤다면, AI 반도체는 데이터를 학습하고 활용해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는 마치 일반 요리사가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반면, AI 반도체는 복잡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특정 요리에 특화된 셰프와 같은 역할을 한다.

데이터가 폭증하고 AI 기술이 일상과 산업 곳곳에 스며드는 시대, AI 반도체는 모든 기술의 중심에 서 있다. 데이터센터부터 의료, 금융, 자율주행차에 이르기까지 AI 반도체가 없으면 성장이 어려운 분야가 많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AMD MI300 시리즈 가속기, 구글의 AI 반도체 텐서 처리 장치(TPU)가 장착된 구글 클라우드 인프라, 중국 화웨이 어센드 910 반도체. AMD·구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엔비디아 위협하는 작은 거인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GPU(그래픽 처리 장치) 기술로 전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며, 데이터센터와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필수적인 존재가 됐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지배력을 깨뜨리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여러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미국의 AMD는 CPU와 GPU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겨냥한 AMD의 AI 반도체는 성능과 비용 면에서 엔비디아에 도전하고 있다. 구글은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에 최적화된 AI 반도체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개발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했다. TPU는 구글의 AI 서비스와 긴밀히 연결돼, 구글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중국의 화웨이는 AI 반도체 ‘Ascend’ 시리즈를 개발하며 독자적인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리벨리온은 이러한 글로벌 경쟁자들과 달리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NPU(신경망 처리 장치)를 중심으로 효율성과 전문성을 극대화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리벨리온

삼성전자도 주목하는 리벨리온

리벨리온은 최근 AI 반도체 전문기업 사피온코리아와 합병을 완료하며, 국내 첫 AI 반도체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번 합병으로 기업가치가 1조 3천억 원에 이른 리벨리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의 기술적 지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리벨리온의 AI 가속기 ‘리벨’에 자사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며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리벨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면서도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특화돼 있다. 삼성전자는 리벨리온의 기술력을 활용해 자사 AI 반도체 개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SK텔레콤과도 협력하며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기술과 리벨리온의 반도체 설계 기술이 결합돼 차세대 AI 반도체의 성능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리벨리온 로고

리벨리온, 에너지 소비 최소화가 최대 강점

리벨리온의 경쟁력은 특정 AI 작업에 특화된 NPU 기술과 대기업과의 협력에서 나온다. 범용 GPU로 다양한 작업을 처리하는 엔비디아와는 달리, 리벨리온은 특정 AI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리벨리온의 차세대 AI 가속기 ‘리벨’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면서도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데이터센터와 같은 틈새시장에서 비용 절감과 성능 최적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리벨리온은 대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기술을 활용해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SK텔레콤과의 협력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리벨리온은 효율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자 한다”며 엔비디아와는 차별화된 경쟁 방향을 강조했다.

리벨리온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효율성과 전문성을 앞세운 리벨리온은 한국형 엔비디아를 꿈꾸며,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데이터 폭증 시대, 리벨리온의 성과가 한국 AI 기술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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