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40조원을 넘었다.
2010년 자본금 30억원으로 창업한 후 14년 만인 지난해 연 매출 40조를 돌파한 것이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유통기업 가운데 매출 40조원을 넘은 곳은 쿠팡이 처음이다.
연결 기준으로 롯데쇼핑(13조9천866억 원)과 이마트와 백화점을 아우르는 신세계그룹 전체 매출액(35조5천913억 원)을 추월했다. 국내 대표 테크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매출 10조 7377억 원)나 카카오(7조 8738억 원)를 합친 매출의 배가 넘는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는 지난해 매출이 41조2천901억원(302억6천800만 달러)으로 전년(31조8천298억원·243억8천300만달러) 대비 29%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6천23억원(4억3천600만달러)으로 전년보다(6천174억원·4억7천300만달러) 2.4% 감소했다.
창사 13년 만에 첫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6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덕평 물류센터 화재보험금 수령액 2천441억원이 반영되긴 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1천628억원)과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추가 부담(약 401억원) 등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초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대만 사업이 매출과 이익 면에서 성과를 내면서 이같은 실적이 가능했다. 대만과 파페치 등 성장사업 매출은 4조8천808억원(35억69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며 전체 연간 매출을 이끌었다.
파페치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418억원(3000만달러)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쿠팡이 인수할 때만 해도 파페치는 1조원 규모의 적자로 부도 위기에 몰린 상태였다.

■김 의장 “AI·로보틱스가 다음 혁신 물결”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6일(한국 시간) 전년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파페치는 전 세계 190여개국에서 매달 4천900만 명의 방문자를 유치하고 있다”며 “글로벌 럭셔리 커머스의 고객 경험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사업 부문별로 보면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매출은 36조4천93억원(266억9천900만달러)으로 18% 증가했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 수를 뜻하는 ‘활성 고객 수’는 2천80만명에서 2천280만명으로 10% 늘었다. 이는 쿠팡이츠만 쓰는 고객을 제외한 프로덕트 커머스 기준이다. 고객의 1인당 매출도 44만6천500원(320달러)로 6% 증가했다.
지난해 쿠팡의 중소상공인 수는 25만여명으로 늘었고, 거래액은 전년 대비 25% 이상 늘어난 15조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쿠팡이 지난해 한국산 상품만 22조원어치를 매입하면서 중·소기업들의 매출 성장세가 높아진 요인으로 보고있다.
김 의장은 올해도 혁신에 방점을 두고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로보틱스부터 매일 수조 건의 예측을 수행하는 인공지능(AI)은 다음 혁신의 물결이 될 것이며, 앞으로 수년간 더 높은 수준의 성장과 수익 확대를 끌어낼 것”이라며 “고객과 주주를 위한 지속적인 가치를 구축하기 위해 장기적 안목으로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체계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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