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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30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이 다시 1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SK하이닉스가 같은 기간 7조44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삼성과 격차를 크게 벌린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패권 재편의 조짐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HBM 공급 차질…고부가 메모리 전략 ‘차질’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1분기에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에서 경쟁사보다 뒤처졌다. HBM은 AI 서버용 GPU 수요 폭증과 함께 급부상한 차세대 메모리로, 수익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상징하는 분야다.
특히 5세대 HBM인 HBM3E의 공급이 늦어졌고, 주력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대한 인증도 지연되면서 시장 점유율 확보에 실패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E 제품을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며,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은 일부 이익을 냈으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 사업에서 각각 1조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업부의 손실이 전체 반도체 수익 구조를 크게 약화시켰다.
30년 지킨 메모리 1위, SK하이닉스에 내줘
삼성전자는 1993년 이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6%, 삼성전자가 34%, 마이크론이 25%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삼성전자의 기술 주도권에 균열이 생겼다는 방증이며, 경쟁사 대비 대응 전략의 속도와 방향에 문제가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특히 AI 산업 수요에 발맞춘 HBM 개발 속도와 고객사 확보 역량에서 SK하이닉스가 앞섰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조직 재정비와 기술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HBM 관련 인력을 지난해 말부터 확충하고, 수율 개선과 공정 안정화를 위한 투자가 병행되고 있지만,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환율이 전사 실적 방어
전체 실적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6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05%, 영업이익은 1.2%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평균치보다 30%가량 높은 수치다.
가장 큰 견인차는 스마트폰 부문이었다. 2월 출시된 갤럭시 S24 시리즈는 북미와 유럽 중심으로 초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며 판매 호조를 보였다. 디자인 변화와 AI 기능 강화가 소비자 반응을 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고환율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스마트폰 등 수출 비중이 큰 사업군에서 이익률 방어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관세 강화 정책에 대비해 범용 메모리 선주문이 증가한 것도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삼성의 반격, 시간은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HBM 시장에서의 품질 검증, 고객사 확보, 수율 개선 등이 급하다. AI 반도체 시대를 맞아 HBM과 고성능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얼마나 빠르게 추격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TSMC와의 기술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 3나노 이하 공정의 수율 안정화는 물론,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절실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고객사 중심으로 협력 확대를 모색 중이며, 내부 조직 개편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반도체 패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단순한 증설보다 기술과 고객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로드맵 재정비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상반기 내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메모리 반등세가 본격화되려면 하반기 AI 서버 수요가 실제 구매로 이어져야 한다.
HBM 공급 확대도 중요한 변수지만, 주요 고객사의 테스트 통과 및 인증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된다. 파운드리 역시 주요 고객 이탈로 공장 가동률이 낮은 상태다. 당장 점유율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삼성전자는 기술력 회복, 고객사 신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실적보다 더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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