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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기차 오디오로 신사업 돌파구 마련

하만 인수 8년 만에 결실…연간 영업이익 1조원 첫 돌파
전기차·자율주행 확산 속 차량용 오디오 수요 급증
디지털콕핏·인포테인먼트 중심으로 사업영역 넓혀
미래차 부품 경쟁 치열…삼성, 하만 통해 선제 대응
하재인 기자 2025-05-08 17:20:21

삼성전자가 2017년 80억달러(약 9조원)에 인수한 하만을 통해 전장 사업에 성과를 내고 있다. 하만은 삼성전자의 오디오 및 자동차 부문 자회사다. JBL, AKG, 하만카돈 등 오디오 브랜드를 소유하고 자동차 내부 공간을 구성하는 전자부품인 디지털 콕핏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장 부문에 강점을 가진 하만의 인수로 삼성전자는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평가받는다.

하만 디지털 콕핏이 탑재된 차량. 삼성전자

전장사업, 전자화·전동화·자율주행 기술 적용에 중요성 확대

전장사업은 자동차에 탑재되는 전기 및 전자 장비 시스템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사업이다. 자동차에 전자화·전동화·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되며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자화 및 전동화된 자동차는 전기 및 전자 장치로 작동하고 자율주행 기술에는 센서, 카메라, 제어 시스템 등 전장 부품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차량 운전석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등을 포함한 디지털 콕핏, 차량 내 엔터네인먼트 기능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차량의 기능을 제어하고 관리하는 차량용 반도체 등이 전장 사업의 주요 사업으로 다뤄지고 있다. 주요 전장 부품에도 모터, 센서, 오디오 등이 포함된다.

송명구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 연구위원은 “전동화 전환에 따라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구조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장 부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CES 2025에서 하만 전장 소개하는 삼성전자 모델. 삼성전자

삼성전자, 하만 인수 통해 글로벌 전장 사업 진출·경쟁력 강화

삼성전자도 자동차 산업 변화에 따른 전장 사업의 중요성 확대에 발을 맞추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하만을 인수하며 글로벌 전장 사업에 진출하고 경쟁력을 강화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등의 악재가 발생한 상황에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 받았다.

이후 하만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인수 당시 2017년 600억원에 불과하던 하만의 영업이익은 2023년 1조1,7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상승했다. 이에 더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원으로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VD·DA사업부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1분기 하만은 제품 믹스 개선으로 전년과 비교해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하반기에도 전장 매출 확대 등을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장 하만존에 전시된 전장ㆍ오디오 모습. 삼성전자

전기차·자율주행 기술 등 발전으로 전장 시장 성장 전망

전장 사업의 향후 성장 가능성도 긍정적이다. 현재 전기차, 자율주행 기술, 스마트 모빌리티 등의 발전은 전장 시장을 확대 중이다. 전기차의 확산, 자율주행 기술 개발, 차량 내 IT 기술이 적용되는 스마트 모빌리티는 전장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 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장 시장은 2030년까지 4,680억달러(약 68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의 다양한 기업들도 전장 사업 참여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의 사업에 나서는 중이다. 삼성전기도 최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제동장치용 전장 MLCC를 개발하며 전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LG이노텍의 경우 전기차용 파워 모터 등 전장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다양한 업체들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하만 멕시코 공장을 방문한 이재용 회장. 삼성전자

삼성전자, 전장 사업 확대 지속 전망…하만 통해 8년만에 대규모 M&A

성장 잠재력에 더해 시장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은 높지만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 확대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의 미국 오디오 브랜드를 인수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선 건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만이다.

앞서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가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미래 성장을 위한 M&A도 지속 검토 중이며 가시화되는 대로 즉시 공유하겠다”고 밝힌 후 이뤄진 첫 M&A인만큼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 미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이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전부터 전장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당시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른 후 처음으로 진행한 M&A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 규모로도 사상 최대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 하만을 인수하며 전장 사업에 진출했을 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력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2020년에는 부산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전장용 MLCC 사업을 점검하며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고 당부했다.

하만 인수를 통해 전장 사업 투자를 지속해 성과를 낸 삼성전자가 향후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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