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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화공 부진에 실적 둔화된 삼성E&A...그린수소 시장 공략 본격화

하재인 기자 2025-05-27 17:53:16
삼성E&A의 컴퍼스H2 조감도. 삼성E&A

삼성E&A가 그린수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환경·바이오플랜트 사업인 비화공 부문의 부진으로 실적이 둔화된 상태에서 나온 방안이다.

지난해 삼성E&A는 매출9조9,666억원, 영업이익 9,716억원, 순이익 6,3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2.2%, 순이익은 8.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비화공 부문 매출은 약 13% 감소한 5조3,688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삼성E&A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조980억원이다. 영업이익도 1,573억원으로 24.9% 감소했다. 순이익은 4.2% 감소해 1,57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화공의 매출은 32.4% 감소한 9,750억원이다.

반면 석유·가스의 운반설비와 석유화학 공급설비 건설 산업인 화공 부문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화공 부문 매출은 4조5,977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약 18%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화공 부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한 1조,123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수주 실적 확대도 이어졌다. 지난해 삼성E&A는 123억9,900만달러의 해외 수주를 기록했다. 2023년 17억4,000만달러 대비 약 7배 증가한 수치다. 중동의 화공 플랜트 등이 견인한 실적이다. 실제로 삼성E&A가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 플랜트 증설 프로젝트는 6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화공 분야 실적이 성장하고 해외 수주가 확대됐지만 삼성E&A의 전체 실적이 감소한 만큼 비화공 분야의 부진이 삼성E&A의 실적 둔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5일 보고서에서 “올해 주주환원 재개와 신사업의 점진적 가시성 확대는 긍정적이나 분기 매출 1조원을 하회한 비화공 외형 축소와 신규 수주 부진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화공 부문 매출이 올해 상반기에는 일시적인 공백 때문에 주춤할 수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구간으로 진입한다”며 “삼성E&A가 다른 분야는 견실한 편이지만 비화공 부문이 부진한 편이기에 비화공 부문이 개선되면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지시간 3월 11일 남궁홍 삼성E&A 사장(왼쪽)이 호콘 볼달 넬 사장과 미국 휴스턴 매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E&A

삼성E&A는 비화공 부진에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수소시장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번달 21일에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진행 중인 ‘세계 수소 서밋’에 참가해 수전해 기업 넬과 함께 개발한 ‘컴퍼스H2’를 공개했다.

캠퍼스H2는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 건설의 사전 타당성 조사부터 EPC(설계·조달·시공)와 품질 보증까지 모든 단계를 제공하는 기술 솔루션이다. 삼성E&A와 넬은 EPC 수행 경험과 알카라인 수전해 기술을 결합했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설비 면적을 20% 줄여 생산 효율을 높였다.

앞서 삼성E&A는 올해 3월 수소 기업인 넬의 지분 9.1%를 인수하며 그린수소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E&A는 넬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 생산 플랜트 통합 기술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그린수소 생산 비용은 ㎏당 3~7.2달러 수준으로 그레이수소의 1~2.2달러와 블루수소의 1.5~3달러 보다 높다. 아직 경제성이 불확실하지만 향후 시장 규모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그린수소가 2050년 최종 에너지 수요의 14%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삼성E&A도 신사업 선점을 위해 그린수소 시장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E&A 관계자는 “비화공 비중과는 무관하게 중장기 지속성장을 위해 수소와 친환경 등 에너지 전환 분야 미래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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