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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안전 위협 받으니 실적도 감소

제주항공, 항공 안전성 F 최저 등급 받아
제주항공 1분기 운항 388시간·기령 14.07년 노후
24년 영업이익 799억원으로 감소·올 1분기 적자 전환
하재인 기자 2025-05-30 17:00:37
이번달 22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항공이 항공기 안전성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실적도 하락세를 타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2024년 항공교통 서비스 평가’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안전성 분야에서 최저 등급인 F(매우 불량)를 받았다. 항공 서비스 평가 결과 안전성에서 F를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항공기 점검 관련 안전법 위반으로 과징금 처분도 받았다. 이번달 27일 국토교통부는 제주항공에 과징금 8억원을 부과했다. 이번에 적발된 제주항공의 법규 위반 행위는 비행 전후 점검 시간 초과와 엔진결함 관련 고장 탐규 매뉴얼 미준수로 인한 동일 결함 반복의 2건이다.

28일에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베트남 다낭공항에서 활주로를 일시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복귀편이 예정 시간보다 14시간 반 이상 지연됐다. 해당 항공기는 지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참사가 벌어진 비행기와 같은 기종이다.

현재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겪고 있는 제주항공은 항공기 운항시간이 길고 기령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월평균 여객기 운항 시간은 다른 LCC(저비용 항공사)에 비해 길었다. 지난해 제주항공의 항공기 가동시간은 420시간으로 △진에어 377시간 △에어부산 346시간 △티웨이항공 392시간보다 길었다. 올해 1분기 가동시간은 388시간으로 티웨이항공 389시간에 비해 짧았지만 진에어 381시간보다 길고 에어부산 388시간과 같았다.

항공기 평균 기령도 높았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항공기 평균 기령은 14.07년이다. 이는 △진에어13.03년 △에어부산 10.95년 △티웨이항공 9.8년 △이스타항공 8.8년보다 높은 수치다. 단, 에어서울만의 항공기 평균 기령만이 14.33년으로 제주항공보다 높았다.

항공기 안전 관련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제주항공의 실적도 큰폭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2022년 제주항공은 매출 1조5,320억원, 영업손실 1,245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3년에는 매출 1조7,240억원, 영업이익은 1,69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무안항공 사고가 발생한 지난해에는 매출 1조9,35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넘게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357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799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32.3% 감소한 3,651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항공기. 제주항공

김현덕 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FSC 즉 대형항공사는 인적자원이나 물적자원이 많기 때문에 가동률을 유지 하면서 운영해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로우코스트 저비용 정책인 LCC 저가항공사는 가동률을 많이 올려야 운영이 가능하기에 항공사의 안전관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항공기 가동률을 증가시켜도 정비 능력이나 효율을 잘 적용하면 별 문제가 없을 수 있다”면서도 “가동률을 높이다 보니 정비능력에서 유해요인이 증가하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사고나 사건으로 발전하면 문제가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제주항공의 정비 관련 투자는 축소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항공정비사 수는 2019년 542명에서 지난해 469명으로 감소했다. 올해 안전 투자 계획 금액도 5,234억원으로 지난해 5,923억원보다 11.6% 줄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사고 이후 운항편을 감축하며 정비를 실시했고 정비사 충원을 계속하면서 안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안전성 강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40대에 더해 10대 옵션으로 구매 계약도 체결해 구매기가 지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차세대 항공기로 교체하며 2030년까지 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추는 계획도 시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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