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마누가 프로젝트 추진 가능성과 함께 국내 원전 업계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마누가는 ‘미국 원전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로 최근 한미 무역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에 제안을 검토하는 원자력 협력 프로젝트다. 미국 관세와 3,500억달러 투자 요구에 대한 협상 해결책 중 하나다.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추진잠수함 연료공급 허용과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원자력협정과 관련해 “이미 지지해주신 것으로 이해하지만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 부문에서도 실질적 협의가 진척되도록 지시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존 한미 원자력협정에서는 한국의 독자적인 핵연료 재처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우라늄 농축도 미국 동의 하의 20% 미만으로만 가능하다. 이에 저장시설 부족과 원전 수출시 제약 등의 문제가 존재했다. 이에 협정을 개정할 경우 기술 자율성 확보와 저장 문제 해결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미국 원전 시장 확대도 국내 원전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올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가속화하고 원전 관련 규제를 완하는 행정명령에 사인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신규 대형 원전 10기를 착공하고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400기가와트까지 4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2030년 전에 원전 10개를 착공하겠다고 했고 지금 4개 나온 거는 웨스팅하우스 AP1000 모델로 하는 것”이라며 “나머지 6개도 단기간에는 AP1000 모델로 할 가능성이 높지만 길게 봤을 때는 웨스팅하우스도 캐파가 있으니 한국에서도 진행되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美 원전 확대 국내 업체 수혜…마누가 추가 성장 동력
미국 신규 원자력 산업 육성은 웨스팅하우스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중이다. 여기에 현대건설 등 국내 원전 건설 관련 업계도 참여하는 모양새다.
미국 텍사스에 민간 전력망과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 캠퍼스를 구축하는 페르미 아메리카 프로젝트에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이 건설된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현대건설이 기본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시간 28일 미국 정부는 웨스팅하우스를 공동 소유한 브룩필드 자산운용·카메코와 웨스팅하우스 원자로 건설에 관한 최소 800억달러(약 114조6,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신규 원전 사업의 규모가 큰만큼 마누가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더라도 국내 업체까지 수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여기에 마누가 프로젝트가 추가될 경우 마스가 프로젝트처럼 펀드가 조성되며 원전 업계의 성장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황성현 연구원은 “마누가가 되면 확실하게 기회가 있을 수 있고 없다고 해도 단기간에는 웨스팅하우스가 하더라도 규모가 너무 크니 일부 낙수효과가 있기는 할 것”이라며 “마누가의 경우 3,500억달러 관세에 대한 하나의 카드로 쓰겠다고 정부가 얘기했으니 조선처럼 펀드를 조성해서 미국의 원전 계획에 맞춘 플랜을 짤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 원전 시장 진출 환경, 국내 원전 업계 유리한 방향
미국 원전 시장 진출 환경도 국내 원전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성되고 있다. 신규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국가가 중국, 러시아, 프랑스, 한국 등으로 제한된 상태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경우 러시아산 우라늄이 미국을 중심으로 차단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과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상원의원은 러시아산 원유와 우라늄 등을 구매하는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500% 관세를 부과하는 제재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갈등이 지속되는 중이다.
프랑스 원전의 경우 경제성과 효율성이 한국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 원전 건설 단가는 킬로와트당 3,571달러로 7,931달러의 프랑스보다 낮은 수준이다.
황성현 연구원은 “지금은 러시아, 중국, 프랑스 정도를 빼고는 글로벌 밸류체인이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원전을 키우는 것 자체가 러시아 핵연료 등을 견제하는 부분이 있고 중국은 들어갈 수가 없고 프랑스 원전은 한국보다 투자비도 비싸고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측면에서 보면 한국 원전이 전반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국내 원전업체 주가, 성장 기대감 반영 들썩
시장에서도 국내 원전업체들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중이다. 핵연료 재처리에 대한 정부 요구가 나온 APEC 정상회담 기간 중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원전 관련주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29일 주식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종가는 9만 6,400원으로 전일 대비 11.57% 상승했다. 웨스팅하우스 원전 건설 사업에 참여하는 현대건설의 주가도 6.68% 오른 7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원잔력발전소용 변압기를 개발한 효성중공업의 주가는 199만9,000원으로 4.39% 올랐다. 원자력 발전소용 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대한전선의 주가는 8,66% 오른 2만1,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황성현 연구원은 “한국은 마누가가 아니라도 한미 원전 MOU 등을 해왔던 입장이니 그런 측면에서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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