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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원장 이달 6일 퇴임… "위기대응 빨라" VS "정책 엇박자 논란"

3년 임기 채운 역대 네 번째 금감원장
금융 현안 신속 대응, 내부통제 강화
금융위와의 정책 엇박자 혼란 초래
이현정 기자 2025-05-31 21:52:08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임기 3년을 채우고 이달 6일 퇴임할 예정이다.

50세의 나이로 최연소 금감원장에 올라 임기를 채운 역대 4번째 금감원장이 된다.

이복현 원장은 비 금융권 출신으로 혼란스러웠던 금융시장을 안정화하는 등 발빠른 대응 능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 채권시장에서 자금경색 사태를 일으켰던 레고랜드 사태와 흥국생명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미이행 사태에서도 금융위원회, 금융업권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피해를 최소화했다. 

2023년 말 태영건설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사태 때도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을 직접 만나 담판을 지어 추가 자구안을 받아냈다.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와 책임성 제고도 이 원장이 남긴 주요 성과다. 그는 은행권의 온정주의와 허술한 내부통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진의 책임 확대에 힘썼다.

소비자 보호와 시장질서 확립에도 적극적이었다. 사모펀드 사고 재발 방지 조치나 불법 공매도 단속 강화 등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역대 원장 중 가장 많은 98회의 기자회견을 열며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해 관치금융 비판에 직면했고, 정부와 엇박자를 보여 금융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2023년 2월 이 원장은 국민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사상 최대에 달했다며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지난해 7월에도 주택가격에 반등에 편승한 대출 확대는 가계부채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은행 대출 영업에 제동을 걸었다. 이 원장 발언 직후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한 달 만에 1%포인트 가량 상승하기도 했다.

중간 검사 발표도 논란이었다. 금감원 검사 결과는 변경 될 수 있음에도 검사 도중 중간에 발표해 금융사에 낙인을 찍어 신중하지 못하다는 비난도 받았다.

이 원장은 검사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했다. 기자들과의 백브리핑 등을 통해 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를 줬다. 2022년 3연임을 준비하던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향해선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 생각한다”며 손 전 회장의 3연임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올해엔 더불어민주당이 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킨 상법 개정안이 문제로 부상했다.

정부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지만, 이 원장은 직을 걸고서라도 정부의 거부권 행사에 반대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원장의 퇴임 이후 금감원은 이세훈 수석부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차관급인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인 만큼 신임 정부의 개각이 어느 정도 이뤄진 후에야 후임 인사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금융위원회의 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흡수시키고 감독 기능을 독립된 감독기구로 넘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데 이 경우 금감원도 가칭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나뉠 여지가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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