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선도하는 '경제 나침반'

이 대통령 "국내 AI산업에 100조 원 투자"…한투증권, 투자단 이끌고 AI주 사러 미국행 '엇박자'

이 대통령, 10대 공약서 ‘AI 3대 강국 진입’ 천명
한투증권, 기관투자단 이끌고 AI주 사러 미국 방문
AI 강국 위해 기관투자가, 국내 AI 유망 기업 투자 시급
이현정 기자 2025-06-12 18:16:30
한국투자증권

이재명 대통령은 10대 공약 중  ‘AI 세계 3대 강국’을 첫번째 케치프레이즈로 내걸고 100조 원의 강도 높은 투자를 발표하면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새정부 출범 나흘 후,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거 끌어 모아 AI 기업 주식을 사러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새 정부 정책과 엇박자 행보를 보인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펀드매니저를 포함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한국투자증권사를 주관으로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미국 AI 기업 주식 매수를 위해 실리콘밸리 등을 방문 중이다.

이들 기관투자가들은 엔비디아와 인텔 등 미국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과 만나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

이번 해외 탐방은 미국 내 AI 등 빅테크 산업의 현황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글로벌 유망 기업을 포착하고 주식 매수 전략을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이 펀드매니저 등 대규모 투자단을 이끌고 방미한 시기가 부적절하고 투자 대상 또한 새 정부 코드와 다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앞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수익 다변화 전략을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5월 골드만삭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펀드 소싱 △골드만삭스 마켓 업데이트 및 자료 공유를 통해 K-금융의 글로벌 기준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2주 뒤 하비 슈워츠(Harvey M. Schwartz)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의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주요 글로벌 파트너와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2단계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도 미국과 영국 등 선진금융시장까지 글로벌 투자은행(IB)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해외시장에서 좋은 상품과 딜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AI 세계 3대 강국’을 목표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나흘 만에 한투증권이 미국 AI기업에 대한 실질적 투자를 주선하기 위해 방미를 했다는 점은 구설수에 오를 수 있고 새 정부 정책과 어긋난다는 해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미래 먹거리 AI산업에 100조원 규모를 투자해 민간‧공공 투자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의 10대 공약을 보면 △AI 예산 비중 선진국 수준 이상 증액과 민간 투자 100조원 시대 개막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통한 ‘AI 고속도로’ 구축 및 국가 혁신거점 육성 △고성능 GPU 5만개 이상 확보와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 조성 △‘모두의 AI’ 프로젝트 추진 및 규제 특례를 통한 AI 융복합 산업 활성화 △AI 시대를 주도할 미래인재 양성 교육 강화 등이다.

이처럼 이재명 대통령은 국내 AI 산업을 세계적인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지원을 예고했다. 

이같은 새 정부의 AI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며 절실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의 외화증권 투자 잔액은 3월 말 기준 4천303억9천만달러(약 592조원)로 집계됐다.

직전 작년 4분기 말(4천203억3천만달러)과 비교하면 석 달 새 2.4%(100억5천만달러) 증가했다. 

이 대통령이 10대 공약에서 ‘AI 3대 강국 진입’을 첫 번째로 내세운 만큼 국내 AI산업계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기관투자가의 적극적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나마 AI 패권을 차지해 다시 한번 미래 먹거리를 도약하려는 새 정부 정책과 달리 한투증권은 미국 유망 AI주식을 매수하기위해 펀드매니저를 이끌고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사실은 분명 엇박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1분기 자기자본 9조8천853억원을 기록하면서 국내 최초로 종합투자계좌(IMA) 진출을 노리고 있다.

IMA를 통해 자금을 확보해 부동산PF와 인수금융 등 수익을 다변화하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체급을 높일 계획인데 새 정부 AI정책과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새 정부는 국내 AI 생태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는데 이를 실천하려면 국내 기관투자가의 지속적인 투자와 도움이 필요하다.

국내 AI산업 전문가들은 "국내 AI 산업 육성과 해외 AI 기업 투자 사이에서 엇박자 보다 균형을 맞추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 뒤 "국내 유망 AI기업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활발한 선제적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를 모아서 간 것이 아니고, 기관투자가들이 가는 것을 케어하는 차원”이라며 “미국 AI기업 탐방이 어떻게 추진된 것인지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전쟁가요(2)-전선과 후방

전쟁가요(2)-전선과 후방

‘가랑잎이 휘날리는 전선의 달밤, 소리 없이 내리는 이슬도 차가운데, 단잠을 못 이루고 돌아눕는 귓가에, 장부의 길 일러주신 어머님의 목소리,

DATA STORY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