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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경영권 남매 갈등 부자 싸움 확전…윤동한, 장남 주식 반환 소송

하재인 기자 2025-06-19 11:38:15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연합뉴스

경영권 확보를 두고 벌어진 남매 갈등이 부자 싸움으로 확전하고 있다.

윤동한 한국콜마그룹 창업주가 장남인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지난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콜마홀딩스 주식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윤 부회장에게 부담부 증여한 주식을 돌려받기 위한 조치다.

윤 회장은 2018년 9월 윤상현 부회장, 윤여원 대표와 함께 콜마비앤에이치의 향후 지배구조와 관련된 3자간 경영합의를 체결했다.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연합뉴스

그 합의에는 윤상현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를 통한 그룹 운영을 맡기며,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의 주주이자 경영자로서 윤여원 대표가 콜마비앤에이치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업경영권을 적절히 행사할 수 있도록 적법한 범위 내에서 지원 혹은 협조하거나, 콜마홀딩스로 하여금 지원 또는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경영 합의를 전제로 윤 회장은 윤 부회장에게 2019년 12월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현재는 무상증자로 460만 주)를 증여한 바 있다.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연합뉴스

이번 소송은 앞서 남매인 윤상현 부회장과 윤여원 대표 사이의 갈등으로 촉발됐다.

콜마홀딩스는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실적 부진 상태인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해달라는 소송을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사회 개편을 추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콜마비앤에이치는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돌연 과거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윤여원 대표의 경영 역량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윤 회장은 5월 15일 콜마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콜마로 대표되는 화장품·제약 부문은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로 대표되는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윤여원 대표가 각각 맡기로 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로 지금도 그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며 중재에 나섰다.

현재 콜마그룹 지주회사인 콜마홀딩스 지분은 윤상현 부회장이 31.75%, 윤 회장이 5.59%, 윤 부회장의 동생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가 7.45%를 갖고 있다.

윤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건기식 사업 부진 탓에 소액주주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경영권을 염두해두고 이사회 개편과 대표 교체 등의 작업에 착수했다. 이런 상황은 지난 5월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의 이사회 개편을 두고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당시 윤 부회장은 지지부진한 건기식 사업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 하에 개입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동생 윤여원 대표 측은 “지주사가 자회사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과거 부진했던 시기의 실적을 트집 잡아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며 반발했다.

이후로도 남매 간 갈등이 이어지자, 아버지가 법적 조처에 나서면서 초강수를 둔 것이다.

앞서 2019년, 윤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두 남매와 3자간 경영합의를 체결했는데, 이를 아들이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 회장은 아들에게 화장품(한국콜마)과 의약품(HK이노엔), 딸에게 건기식(콜바비앤에이치)을 각각 맡기며 승계 작업을 마무리 했다. 이런 조건 하에 아들인 윤상현 부회장에게 콜마홀딩스 주식 230만주(유증으로 현재 460만주 가치)를 증여했다. 윤 부회장은 이후 최대주주(30.25%)로 올라, 현재까지 콜마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콜마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윤 회장의 법률대리인은 이번 소송에 대해 “윤상현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서 권한을 남용해 합의된 승계구조의 일방적 변경을 시도한 데 따른 조치”라며 “윤 회장이 이러한 행태를 알았다면 해당 주식을 증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상 주식은 즉시 반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동한 회장은 남매 간 갈등을 중재했지만 실패했고, 갈등이 외부로 표출된 것에 격노했다고 한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창업주로서 이런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데 대한 부담이 컸지만, 기업의 기본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하겠다는 윤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라며 “창업주로서 깊은 배신감과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대변했다.

한국콜마 회사 안팎에선 “콜마가 글로벌 기업으로 내딛는 상황서 안타까운 소식”이라는 분위기도 있다.

콜마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선크림을 앞세운 K뷰티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14% 증가한 6531억원, 영업이익은 85% 늘어난 599억원을 기록했다. 콜마홀딩스의 경영권 갈등 소식으로 콜마 관련주는 급등하고 있다. 콜마홀딩스는 19일 오전 10시 34분 기준2680원 오른 18630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윤상현 부회장측은 콜마비앤에치치가 주장하는 3자 경영 합의 내용은 사실과 많이 다르며 법적 검토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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