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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회장 방문 날 신용등급 하락한 '한화토탈에너지스', “ 적자 눈덩이, 뾰족한 대안 없어 큰 문제 ”

한화토탈에너지스, 실적 부진 속 신용등급 뚝 떨어져
중국 업황 부진속 화성과 수지 부문 실적 하락
“중국 시장 회복에 맞춰 강력한 자구책 시급”
하재인 기자 2025-06-18 17:36:50
김승연 회장이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 임직원들과 위기극복의 의지를 다지는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올해 첫 현장 경영으로 선택한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그룹이 2015년, 야심차게 인수했지만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최근 3년 동안 실적 악화에 허덕이고 적자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룹 회장이 전격 방문해 힘을 실어줬지만 더 심각한 것은 실적 부진의 늪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채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단기간에 실적을 회복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중국 업황 회복에 맞춰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 경영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김승연 회장은 한화토탈에너지의 대산공장을 방문했다. 장기 복합 불황에 시달리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R&D 경쟁력 등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회장이 방문하는 날 신용평가회사들은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한단계 하향조정했다.

한화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의 방문은 업황 불황에서 정신을 한 번 백 투 베이직 하자는 임직원 격려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첫 방문을 한화토탈에너지스로 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가 한화토탈에너지스의 등급을 하향변동한 요인. 한국기업평가

■ 한화토탈에너지스, 실적 부진 지속 중 신용등급 전망 하향

한화토탈에너지스의 매출은 △2022년 13조9,912억원 △2023년 11조4,816억원 △2024년 11조7,9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2년에는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3년에는 27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는 2,047억원 손실로 적자폭이 커졌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도 1,171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 지난해 화성부문 매출은 5조2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9.1% 증가했다. 에너지부문 매출은 3조8,733억원으로 2.7% 감소했다. 수지부문 매출의 경우 2조8,804억원으로 0.8% 늘었다.

같은 기간 화성부문의 영업손실은 1542억원으로 전년 323억원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수지부문도의 적자폭도 지난해 1,756억원 손실로 전년 325억원 대비 커졌다. 에너지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93억원으로 전년 570억원 대비 증가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의 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도 커지고 있다. 2022년 3.8배였던 비율은 2023년 5.3배에 이어 지난해 9.1배를 기록했다. 올해 3월 기준으로는 87.4배를 기록했다. 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비율이 클수록 부채 부담이 크다. 해당 비율이 커지고 있는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이익으로 부채를 갚을 여력이 갈수록 줄고 있는 셈이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16일 한국기업평가는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같은 기간 NICE신용평가도 한화토탈에너지스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하향조정의 이유로는 실적 부진 지속과 현금창출력 저하를 제시했다.

PX스프레드 추이. NICE신용평가

■ 중국 업황 부진에 화성부문 및 수지부문 실적 하락

한화토탈에너지스는 화성부문의 경우 스프레드 하락으로 SM과 PX 등 주요 제품의 영업손실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중국의 신증설로 인한 공급과잉 지속과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 등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PX(파라자일렌)는 과 페트병 등의 제품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에스터 생산에 필수적인 흰색 분말 물질인 PTA(고순도 테레프탈산)의 원료로 활용되는 액체 형태의 방향족 제품이다. SM은 고무 및 플라스틱의 원료로 활용되는 액체 형태의 제품을 의미한다.

수지부문의 경우 중국 등의 수요 감소로 인한 스프레드 하락으로 EVA 제품의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과 중국의 경기부양책 효과 저조로 업황이 좋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EVA는 에틸렌과 비닐 아세테이트를 공중합한 합성수지 제품으로 운동화 밑창 및 태양전지 봉지재 등에 활용된다.

김서연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황 전반이 좋지 않아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손실폭이 커졌다”며 “이번에 실적이 망가진건 업황 탓이 가장 크기에 기업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겟지만 실적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업황이 좋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채욱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한화토탈에너지스 같은 경우에는 다른 석유화학사들과 달리 방향 제품들과 석유부문이 있어 그동안 실적 하락폭이 적은 측면이 있었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주요 제품인 PX 스프레드가 많이 축소되면서 적자가 크게 발생하고 석유 제품도 상황이 좋지 않아졌다. 방어하던 부분들의 실적이 꺾이면서 전반적으로 저하된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 대산공장. 한화

■ 중국 중심 업황 회복에 대비한 자구책 마련 필요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실적 회복에는 반드시 중국을 앞세운 업황 회복이 필요하다.

임채욱 연구원은 “중국 요인이 가장 크기에 구조적으로 중국의 공급과잉이 해소되야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실적 부진과 관련해 화성 부문의 경우 올해 중국의 경기 부양책 및 휘발유 수요 강세로 중간 유분 수요가 증가하고 SM과 PX의 신증설이 예상을 상회할 경우 스프레드 회복이 커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시황 변화에 따라 가동률 및 판매 권역 다변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지 부문의 경우 중국의 이구환신 보조금과 부동산 완화 정책 등 경기부양 효과로 인한 점진적 개선을 기대 중이다. 고부가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안정적인 시장 확보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화 관계자는 “투자 계획이나 영업활성화 방향 등은 회사 전략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단기간에 업황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서연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석유화학 업황이 좋아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석유화학 제품을 많이 쓸 수 있게 경기가 좋아지기도 힘들어보이고 2019년부터 증설을 많이 한 점도 있어 3개월 내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예측했다.

임채욱 연구원은 “업황 부진은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올해 개선될 것이라고 보지 않으며 내년까지 어려울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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