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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 관세 협상 지렛대…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누가 참여하나?

한국가스공사, LNG 도입 및 공급에 역할
넥스틸 등 강관 생산 업체 수혜 가능성
한국 조선 3사, LNG 운반선 공급 가능성
하재인 기자 2025-07-28 18:09:48
알래스카 교통 및 공공 시설부의 가스관 프로젝트 지도. 알래스카 교통 및 공공 시설부

다음달 1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관세 협상의 지렛대가 될 경우 프로젝트 참여 업체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도 거론된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천연가스가 매장된 북부 노스슬로프와 남부 부동한인 니키스키까지 1,300㎞ 구간에 가스관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초기 사업비로 약 450억달러(약 62조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1970년대부터 이야기가 나왔지만 경제성을 이유로 구체적인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이 목표인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해당 사업에 관심을 드러냈다. 올해 3월에는 해당 프로젝트에 동맹국의 참여를 요구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2일 백악관 행사에서 일본이 무역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국과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해당 프로젝트에 공식 참여하는건 일본이 처음이다.

일본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결정과 함께 현재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한국도 프로젝트 참여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직접 투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고 운영에 참여하거나 인프라 구축 등 업체들이 참여하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업체들의 사업 참여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중이다.

한국가스공사 본사. 한국가스공사

■ 한국가스공사, LNG 도입 및 공급에 역할

프로젝트 참여시 알래스카산 LNG 도입과 공급에 한국가스공사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에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는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부는 미국산 원유와 LNG 도입량을 확대 중이다.

김태식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알래스카 LNG의 경우 기존 동쪽에서 오는 수입 원천들보다 가깝기 때문에 지리적 이점이 있다 할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경제성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들을 심도있게 살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직 경제성 우려로 인한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프로젝트 참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중이다. 일본의 프로젝트 참여 결정이 발표된 후 이번달 23일 한국가스공사의 주가는 전날 대비 4.69% 오른 4만5,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한국가스공사 주가는 4만4,000원~4만5,00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중이다.

넥스틸 송유관. 넥스틸

■ 넥스틸 등 강관 생산 업체 수혜 가능성

강관 관련 업체도 프로젝트 참여시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알래스카의 LNG 운송 및 저장에는 극저온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강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LNG는 영하 162도 이하에서 액체 상태로 유지되야 한다.

시장에서는 강관 생산 업체 중 하나인 넥스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중이다. 넥스틸은 유정용 강관, 송유관, 배관용 강관, 구조용 강관 등을 생산한다. 이번달 23일 넥스틸의 종가는 1만6,100원으로 전일 대비 11% 상승했다. 현재 넥스틸의 주가는 1만5,000원~1만6,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가스전 개발 특화 송유관 제조업체인 동양철관에도 시장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앞서 동양철관은 미국 석유업체로부터 모노그램 표시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28일 동양철관의 주가는 2,050원으로 전일 대비 6.38% 상승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확정된 내용이 나온게 없기에 참여 기업들의 수혜 가능성을 평가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최근 시장에서는 참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SK오션플랜트도 향후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는 업체다. SK오션플랜트는 철판을 구부려 만드는 산업용 파이프인 후육강관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LNG의 운송과 저장에 후육강관이 사용될 수 있는 만큼 프로젝트에 참여할 여력이 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인 레브레사호. 한화오션

■ 한국 조선 3사, LNG운반선 공급 가능성

한국의 조선 3사의 경우 프로젝트에 참여시 LNG운반선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이 2019년 이후 LNG운반선을 건조하지 않아 관련 능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건조 능력을 보유한 국가가 사실상 한국과 중국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선 3사의 주가도 상승세가 지속 중이다. 현재 미국 조선소 투자에 나서고 있는 한화오션의 경우 28일 주가가 9만8,100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같은 날 HD현대중공업의 주가도 46만8,60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25일 주가가 1만9,78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1만8,000원~1만9,000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선박 블록·배관·조선기자재 등을 제작해 납품하는 현대힘스의 주가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28일 현대힘스의 주가는 1만9,970원으로 전일 대비 4.3%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현재 현대힘스는 LNG운반선의 트렁크 데크와 접하는 측면 통로인 사이드 트렁크 데크와 엔진룸 구획 등을 제작해 HD현대중공업에 납품한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수송에 필요한 LNG운반선은 수주만 하면 되기에 손해를 보지는 않는다"며 "미국산 LNG를 수출하는데 사용될 운반선은 트럼프 행정부 집권 기간 동안 중국 조선소에 발주를 낼 가능성은 거의 없고 일본의 경우 관련 공급망이 망가졌기에 한국 조선 3사에 발주를 낼 가능성이 99%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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