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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금요일’, 코스피 3.8% 코스닥 4% 급락···새 정부 들어 최대 낙폭

세제 개편안 발표에 실망감 영향
원·달러 환율도 1405원 넘어
외인·기관 '팔자'…'7만전자' 붕괴, 하이닉스도 5% 급락
코스피 95% 하락…코스닥도 800선 무너져
이현정 기자 2025-08-01 17:43:19
8월 1일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두달간 20% 넘게 오르며 사상 최고가 경신을 눈앞에 뒀던 코스피 지수가 1일, 증세 악재로 인해 3.88% 주저앉으며 3119.41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4.03% 떨어진 772.79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가 거세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두 달여 만에 1400원까지 올랐다.

이같은 폭락은 새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며 지난 4월 7일 미·중 관세 전쟁 충격 속에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한 ‘블랙 먼데이’ 이후 첫 급락 사태이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대형 악재로 부상했다. 기획재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대상을 확대하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당초 예상보다 높게 정하는 한편, 증권거래세율도 인상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내놨다.

정부의 증세 기조가 알려지자 투자자들의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6583억원과 1조720억원의 순매도했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세제 개편 방향이 ‘코스피5000 시대’ 목표와 배치된다”며 웅성거리고 있다.
 
◇ 하필 이 시기에 세제 개편안...증세에 투자 심리 '꽁꽁'

새 정부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세를 달린 배경에는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책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기업의 실적보다 정책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린 것이다. 지난 6월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국내 정치와 정책 모멘텀이 세계 경기 둔화 리스크를 상쇄한다”며 한국에 대한 투자 의견을 상향 조정했었다.

그러나 1일 주식시장에선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발목을 잡았다. 내년부터 고배당 상장사 투자자들의 배당소득에 대해 근로·이자소득과 분리해 과세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최고 세율을 35%로 잡았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종목당 50억원 이상 보유’에서 ’10억원 이상 보유’로 바꿔 양도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를 늘린 것도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

연말이면 코스닥 시장에서 대주주 지정을 피하기 위한 회피 매도 물량이 쏟아지곤 하는데, 기준이 도로 원상 복귀되면서 연말 매도 폭탄 출현이 반복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증권거래세를 0.05%포인트 올려 0.20%로 조정한 것이나, 법인세율도 과표 전 구간에서 일괄 1%포인트씩 인상한 것 등도 증시 부양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이다.

정책 기대감이 배신감으로 작용하면서 차익 실현 매도세와 실망 매물이 나온것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3.50%)가 ‘7만전자’를 내줬으며 SK하이닉스(-5.67%)도 급락해 26만원선을 내줬다. KB금융(-4.42%), 신한지주(-4.26%), 미래에셋증권(-6.13%) 등 금융주도 일제히 내렸다. 키움증권(-6.96%) 등 증권주와 KB금융(-4.42%) 등 금융주, HD현대(-10.03%)·한화(-8.52%) 같은 지주사 등이었다. 하나같이 정책 기대감으로 최근 급등했던 종목들이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32.45포인트(4.03%) 내린 772.79에 장을 마쳤다. 지난 4월7일(-5.25%)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알테오젠(-7.05%), 에코프로비엠(-3.42%), 에코프로(-3.25%), 펩트론(-4.60%), HLB(-4.06%) 등 시총 상위 종목 대다수가 내렸다.

◇ 달러 다시 강세 1405원 마감...9월 미국 금리 인하 쉽지않을 듯

달러 가치가 다시 강세로 돌아선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원화로 한국 주식을 매수하면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데 지금은 반대로 환차손이 발생한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5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13.5 원 오른 1405.4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이 1400원대를 찍은 것은 5월 중순 이후 2개월 반 만이다.

미국 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고 물가도 오름세를 타면서 지난달 31일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0을 돌파했다. 연준이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때도 이견이 표출되는 등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우세해졌다.

미 상무부는 앞서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지난 2월(2.7%) 이후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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