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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극복·정부 지원·실적 회복 3박자 맞은 2차전지… 턴어라운드 시작

배터리 생산 및 소재 업체 주가 상승세 지속
국내외 전기차 비중 확대되며 캐즘 극복 조짐
정부, 2030년까지 전기차 30% 비중 확대 지원
2차전지 업계, 배터리 성장 기대 속 실적 회복세
하재인 기자 2025-08-06 18:21:15
에코프로비엠 외관 건물. 에코프로비엠

2차전지 업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개선 조짐, 정부의 강력한 전기차 지원 의지, 실적 회복이라는 호재를 맞았다. 이를 통해 2차전지 업계가 지난 2년간의 침체기를 극복하고 본격 반등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배터리 생산 및 소재 업체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지난달 31일 40만3,000원으로 지난 3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의 주가는 6일 22만3,000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에포프로비엠도 6일 13만3,000원에 거래되며 지난 3개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 시장 회복,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지속, 실적 회복 등의 요인을 통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배터리는 바닥을 찍었고 내년부터는 물량이 증가되며 실적이 점진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며 “지금은 주가가 워낙 많이 빠졌다보미 미리 주식을 매수하는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아 '광명 EVO Plant' 전경. 기아

전기차 캐즘 극복 

2차전지 업계의 발목을 붙잡던 전기차 캐즘은 최근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외 전기차 판매 비중이 지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5월 한국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7만3,511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이 중 전기차 판매량은 2만1,445대로 60.3% 증가했다. 친환경차가 내수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8%로 내연기관차 비중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국외 자동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판매의 성장세는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유럽의 신차 판매량은 684만4,426대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119만3,397대로 25% 늘었다. 미국의 경우 세액공제 폐지 영향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6.3% 감소했다.

한병화 연구원은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부진했기 때문에 이차전지 업체들이 되게 어려웠고 아직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하는 국면은 아니다”라면서도 “미국은 전기차 수요가 트럼프 때문에 꺾이겠지만 유럽 수요가 회복되고 있어 그 효과가 내년 하반기부터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4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적극적 전기차 지원 의지 드러내

정부는 전기차 비중 확대를 위해 보조금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4일 전체 자동차 시장의 30%를 넘을 때까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는 2천629만8,000대다. 이 중 전기차는 68만4,000대로 2.6%에 불과하다. 올해 6월에도 전기차 누적등록대수는 77만5,000대로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전기차 비중이 많지 않은 만큼 이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원 정책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실제 환경부는 6일 전기차 보급사업 추진을 위한 개선방향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후 전기차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강화될 경우 2차전지 업체들도 수혜를 받게될 가능성도 높다.

한병화 연구원은 “국내 시장은 판매량이 매우 작았기에 과거에는 그렇게 의미가 없었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서면서 보조금을 유지하겠다는 전략과 국내에도 ESS를 설치하는 부분들이 합쳐지면 한국 내부 수요만으로도 배터리 국내 공장을 풀가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실장은 “국내에서 정책적인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은 환영할만하다”면서도 “생산 대부분을 해외에서 하고 있고 미국에 공장을 많이 짓고 있어 업계의 실적이 다시 성장세로 확고하게 돌아서기 위해서는 국내 정책도 도움을 주겠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2차전지 업체 실적 회복

올해 2차전지 업체들의 실적도 회복세에 들어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에 매출 5조5,654억원, 영업이익 4,9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매출 3조1,794억원, 영업손실 3,978억원으로 실적 하락이 이어졌다. 매출은 22.19%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전분기와 비교할 경우 매출은 0.08% 늘고 적자폭은 8.3% 줄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올해 2분기에 매출 7,797억원, 영업이익4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159.1% 늘었다.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로 인한 405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결과지만 실질 영업이익도 매분기 개선되는 중이다.

전기차업체는 실적이 회복세에 들어선만큼 미래 배터리 산업 성장과 함께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황경인 실장은 향후 배터리 산업의 전망에 대해 “배터리는 전기차 외에도 들어가야 하는 분야가 굉장히 많고 무선화나 ESS 시장도 계속 커질 것이기 때문에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산업인 점을 고려한 정부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배터리 전문가들은 현재 전기차 산업은 소비자 수요와 인프라 문제, 제조사의 손실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와 캐즘 극복, 장기적인 친환경 전환 흐름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유렵과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창출된다면 회복 시기가 빨라질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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