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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흑자 역대 최대치...26개월 연속 흑자

6월 경상수지 역대 최대 142억7000만달러(약 19조7700억원) 흑자
6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493억7000만달러)...상반기 기준 역대 3위
조시현 2025-08-07 14:17:20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6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 연합뉴스

일부 수출 품목에서 미국 관세 정책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최대인 약 143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7일 국제수지 잠정통계를 발표해 지난 6월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인 142억7000만달러(약 19조77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5월(101억4000만달러)이나 지난해 6월(131억달러)보다 많은 역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2000년대 들어 세 번째로 긴 26개월 연속 흑자다.

올해 들어 6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493억7000만달러)도 지난해 같은 기간(401억6000만달러)보다 약 92억달러 많다. 상반기 기준으로 3위에 해당하는 흑자 기록이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등 수출 호조와 배당 수입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철강·자동차 등 일부 품목은 지난해보다 실적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 관세 정책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봤다.
월별 경상수지 표. 한국은행 제공

항목별로는 6월 상품수지 흑자(131억6000만달러)가 전월(106억6000만달러)과 비교해 25억달러 늘어났다. 2017년 9월(145억2000만달러), 2016년 3월(133억2000만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수출(603억7000만달러)은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품목의 호조가 이어진 데다 의약품 등 비(非) IT 품목 수출도 늘면서 작년 같은 달보다 2.3% 증가했다.

특히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주변기기(13.6%)·반도체(11.3%)·의약품(51.8%) 등의 증가율이 높았다. 반대로 승용차(-0.3%)·석유제품(-0.9%)·철강제품(-2.8%)은 줄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반도체 수출 호조의 배경과 관련해 “미국 관세 부과에 앞서 선(先)수요 효과도 있었고, DDR5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사양 반도체의 수요도 견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EU(14.7%)·동남아(6.0%)에서 호조를 보인 반면 미국(-0.5%)·중국(-2.7%)에서 고전했다.

수입(472억1000만달러)도 3개월 만에 늘었지만, 작년 같은 달 대비 증가율은 0.7%에 그쳤다.

반도체제조장비(38.8%)·반도체(22.7%) 등 자본재가 14.8%, 직접소비재(10.9%)·승용차(7.3%) 등 소비재가 7.6% 각각 늘어났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 하락 등으로 석유제품(-33.1%)·석탄(-25.9%)·원유(-15.2%) 등 원자재 수입은 6.4%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25억3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가 전월(-22억8000만달러)이나 지난해 같은 달(-16억4000만달러)과 비교해 더 커졌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10억1000만달러)는 입국자 수가 줄면서 적자가 5월(-9억5000만달러)보다 늘었다.
품목별 수출 표. 한국은행 제공

본원소득수지(41억6000만달러)는 5월(21억5000만달러)의 약 2배로 증가했다.

배당수입 증가로 배당소득수지가 15억9000만달러에서 34억4000만달러로 늘어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6월 중 172억9000만달러가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9억2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7억4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98억4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 역시 채권 위주로 54억1000만달러 늘었다.

신 국장은 경상수지 전망과 관련한 질문에 “7월 통관 무역수지가 7월 기준으로 최대 흑자였기 때문에 7월 경상수지도 6월보다는 줄더라도 계속 상당 폭 흑자를 이어갈 것 같다”며 “하반기 미국 관세 정책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반도체 수출과 배당소득 호조가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도 경상수지는 양호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앞으로 반도체·의약품에 대한 미국의 품목관세가 결정되더라도, 일단 한·미 무역합의를 통해 반도체·의약품 최혜국 대우를 받는만큼 우리나라만 경쟁력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관련 제품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반도체 경기 확장기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자동차는 하반기부터 미국 관세의 영향이 더 나타날 수 있지만, 현지 생산과 수출 다변화 등 업체들의 대응을 더 지켜봐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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