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6세대 이동통신(6G) 기술을 포함한 첨단 산업 협력 강화에 나선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노키아의 전략적 제휴가 발표되자 국내 증시에서도 6G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AI·양자·6G를 포함한 이번 한미 기술 협력은 단순한 산업정책을 넘어 미래 이동성과 인공지능 인프라의 핵심 기반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 6G 기술패권, AI·자율주행 산업의 ‘공통분모’
6G는 최대 1Tbps의 속도와 0.1밀리초의 초저지연을 제공해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시티 등 미래형 산업의 데이터 처리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게임체인저 핵심 기술로 꼽힌다.
AI가 생성한 데이터를 지연 없이 전송하고, 차량과 도로·교통망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초지능 자율 네트워크’ 구현이 가능해진다. 미국과 한국이 공동으로 6G 표준화 및 인프라 투자에 나선 것은 향후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엔비디아는 노키아에 10억 달러(약 1조4천억 원)를 투자하고, 자사 칩셋을 6G 기지국에 탑재하기로 했다. 이 발표 이후 글로벌 통신장비 업계는 물론, 국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 국내 증시, 6G 수혜 기대에 ‘장비株’ 급등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이노인스트루먼트(+29.83%), RFHIC(+22.18%), 에이스테크(+29.91%), 케이엠더블유(+17.39%), 기가레인(+10.16%) 등 주요 통신장비주가 동반 상승했다.
특히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전일 대비 29.83% 상승한 605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6G 광통신 인프라 구축의 핵심주로 부상했다.
이 회사는 광섬유 융착접속기와 계측장비를 제조하는 글로벌 광통신 솔루션 기업으로, 북미·유럽 시장에 수출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RFHIC는 22% 이상 상승하며 3만 원대를 돌파했다. 질화갈륨(GaN) 전력증폭기 기술을 바탕으로 5G·위성통신·방산 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6G 주파수 대역(100GHz 이상)에 대응 가능한 RF 소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GaN 전력증폭기 양산 체계를 갖춘 기업으로, 엔비디아의 미국 내 6G 공급망 확대와 직접적인 기술 연관성이 부각되고 있다.
에이스테크 역시 상한가(+29.91%)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5G 기지국용 안테나 및 RF 부품, 차량용 통합안테나, 방산용 위성통신 장비 등을 제조하며, 최근 6G·전장·UAM(도심항공교통)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RF부품(37%), 기지국용 안테나(19%), 차량용 안테나(20%)가 주력 매출원으로, 6G 네트워크 고주파 기술 수요가 증가할수록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 “단기 테마 아닌 구조적 성장 국면”
증권가에서는 이번 6G 테마를 단기 급등 재료로만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AI·자율주행·스마트시티 등 신산업 전반의 데이터 교환량이 폭증하면서, 광통신 장비와 RF 부품의 중장기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 과정에서 기존 통신 장비 업체들의 기술력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루 아침에 모든 통신 환경을 6G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점진적인 6G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5G의 주파수 자원이나 인프라와 공유하는 과정이 요구된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윤영우 LG전자 수석연구위원은 '모바일 코리아 2025' 행사에서 “6G는 5G를 하루만에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상용화 단계에서 5G 코어 기술을 불가피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케이엠더블유(KMW)는 5G 기지국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상위권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차세대 6G 안테나 모듈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또 기가레인은 초고주파 필터 및 모듈 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6G 기지국용 핵심 부품 개발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 외에도 빛과전자, 자람테크놀로지, CS, 에스이테크 등이 거래량 급증세를 보이며 관련 테마에 동반 편입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종목들이 단기 테마성 급등세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6G 통신망 확대와 글로벌 광통신 장비 수요 증가의 구조적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 “6G는 통신 아니라 산업 필수 인프라”
6G는 단순히 빠른 네트워크를 위한 기술이 아니라, AI·자율주행·국방·에너지·로봇까지 아우르는 산업 신경망
으로 확장되고 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28일 '모바일 코리아 2025' 행사에서 “AX 대전환의 중심에 있는 6G 기술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자,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직결되는 필수 인프라”라며 “6G 기술개발과 표준화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의 유기적인 협업과 긴밀한 글로벌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대한민국이 6G를 통해 AI 융합 시대를 선도하는 핵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및 국제협력 확대와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협정과 엔비디아의 6G 투자로 글로벌 기술 패권 구도가 재편되는 가운데, 국내 통신장비 기업들이 이 거대한 변화를 선도할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결국, 6G는 속도의 경쟁이 아니라 산업 주권의 경쟁이다. 미래의 자동차, 로봇, 도시 등 모든 연결의 중심에는 ‘6G’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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