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서울 가산에 도심형 데이터센터 준공…디지털 인프라 확장
2025-07-24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입찰에 불참하면서 압구정2구역에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이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조합원 마음 잡기에 전력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번 재건축을 단순한 아파트 건설이 아닌 새로운 주거문화 창출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랜드마크 설계 △한강공원을 품은 숲 조경 △올인원 커뮤니티 △편리한 서비스와 스마트한 일상 △아파트가 아닌 하나의 도시 등 5대 비전을 제시했다.
먼저 우리나라 최초의 ‘로봇 친화형 아파트’를 제안했다. 단지 설계부터 로봇 운용을 고려해 동선과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그룹사들과 협업을 진행한다.
단지 내부엔 현대차·기아의 ‘셔클’을 적용한 무인 셔틀을 운영한다. 셔클은 현대차그룹의 수요응답형 모빌리티(Mobility On Demand) 서비스 플랫폼이다. 실시간 승객 수요에 따라 노선과 운행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단지 내 이동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교통 약자에게 안전한 이동 수단을 제공한다.
맞춤형 이동 서비스가 가능한 ‘퍼스널 모빌리티 로봇’도 도입한다. 소형 자율주행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무거운 짐을 집 앞까지 배송한다.
현대로템의 ‘무인 소방 로봇’과 ‘전기차 충전 로봇’, 단지 내 상가 주차장에는 ‘발렛 주차 로봇(현대위아)’을 도입한다.
단지 설계에는 세계적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을 비롯한 글로벌 설계·조경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설계를 맡은 영국 건축가 헤더윅은 건축과 자연을 융합한 디자인 철학을 구현하는 설계자로, 미국 뉴욕의 관광 명소 ‘베슬’과 ‘리틀 아일랜드’,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 등을 담당했다.
조경은 도심에서 숲을 구현하는 데 특화된 일본 업체 그린 와이즈가 맡는다. 단지와 숲이 함께 성장하는 ‘100년 숲’을 콘셉트로 삼아 나무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는 공중 데크 산책로, 예술적 조형물이 배치된 10개의 테마 정원 등을 제공한다.
구조·기술 분야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중국 상하이 타워, 태국 방콕 킹 파워 마하나콘 등의 엔지니어링을 담당한 영국 기업 ARUP이 참여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세계적 거장들이 참여하며 기존 재건축 단지와는 차원이 다른 설계·조경·기술력을 압구정2구역에 제안했다”며 “한강변 입지와 100년 숲, 토머스 헤더윅의 설계 철학까지 더해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급 주거지로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뮤니티시설(클럽 압구정)은 4만2천535㎡의 면적에 사우나, 수영장, 실내 골프 연습장, 독립형 스튜디오, 24시간 헬스케어 센터, 예술품 수장고 등이 들어선다. 또 커뮤니티에서 100가지 프로그램을 한 곳에서 누릴 수 있는 ‘올인원(All-in-One)’ 시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 특성을 살려 주동 각도를 설계해 모든 조합원 가구에서 최대 225도까지 한강 파노라마 조망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같은 조망 구현 가능성은 약 2천억원을 들여 인공지능(AI)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에 그룹사까지 동원해 수주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이 단독 입찰에 나선 단지들에서 유찰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불확실성에 우려가 커졌다.
실제 성북구 장위15구역은 두 차례 입찰이 모두 현대건설 단독 참여로 무산되면서 세 번째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일반적으로 정비사업은 두 차례 연속 유찰되면 수의계약이 가능하지만, 장위15구역은 정관상 세 차례까지 유찰을 허용하도록 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도 지난 2일 입찰에서는 롯데건설이 불참하면서 삼성물산만 참여해 유찰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경쟁입찰이 2회 이상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후 입찰에서도 경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 단지는 수의계약 수순을 밟게 된다.
시공사 선정 유찰땐 사업지연·금융비용 상승
“경쟁입찰 고집말고 제안서 꼼꼼히 보고 판단”
이럴 경우 유찰 때문에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는 단지들에서는 사업기간이 늘어나 재건축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으며 조합원들의 분담금도 증가하면 사업추진동력도 약해질 수 있다.
현대건설은 가급적 1차 시공사 선정 총회때 가결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현대건설로는 압구정2구역이 갖는 의미가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전사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을 수주하게 되면 올해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누적 수주액이 1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지난달까지 현대건설은 5조5천357억원으로 삼성물산(7조828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해 수주가 유력한 압구정2구역(2조7천488억원)과 장위15구역(1조4천663억원)을 추가하면 누적 수주액이 9조7천508억원으로 불어난다. 참여 예정인 성수1지구 등에서 하나만 더 따내면 연간 수주 10조원 달성이 가능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 2구역은 현대건설의 자존심과 헤리티지가 걸려 있는 가장 중요한 단지”라며 “압구정 일대를 고급 주거문화의 대명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에서는 경쟁입찰을 선호해 유찰할 수 있겠지만 제때에 시공사 선정 절차가 무산되면 사업 일정 지연은 추가적인 이자 비용과 건설비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굳이 경쟁입찰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며 “건설사의 제안내용을 꼼꼼히 살펴 선택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시공사 선정 여부는 27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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