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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DR7’ 날개 단 삼성, AI 칩 시장 초격자 노린다

엔비디아, 삼성전자에 GDDR7 공급량 확대 요청
GDDR7, 삼성전자 경쟁력 보유한 고속 D램 메모리
주가 상승·D램 가격 상승 등에 업황 개선 환경 마련
시장 기대감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실제 성과 필요
하재인 기자 2025-09-10 18:11:28
▲현지시간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워싱턴 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7세대 그래픽 D램 GDDR7 공급을 늘리며 엔비디아와 손을 맞잡았다. 이번 협력으로 삼성전자는 실적 개선은 물론, 향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 확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낼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공급될 GDDR7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B40에 탑재되는데, B40은 미국 정부의 대(對)중국 AI칩 수출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 GPU 납품을 할텐데 거기에 HBM을 넣는 것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며 “사양을 떨어뜨린 제품으로 GDDR7이 들어가는 제품군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삼성전자 24Gb GDDR7 D램. 삼성전자

◆ 삼성전자 경쟁력 가진 고속 D램 메모리 GDDR7

GDDR은 그래픽 카드나 AI 가속기 등에 사용되는 고속 D램 메모리다. DDR 메모리와 달리 그래픽 처리에 맞춘 구조를 가진다. HBM과 비교해 가격이 낮고 제조 난이도가 낮아 GPU 등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중 GDDR7은 삼성전자 등이 개발한 차세대 그래픽 D램이다. 이전 세대인 GDDR6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빠른 48Gbps(초당 기가비트)로 향상된 데이터 전송 속도를 가진다. 전력효율은 최대 20% 개선된다.

삼성전자는 2023년 7월 세계 최초로 GDDR7을 개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24년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24GB GDDR7 D램’의 양산 준비를 완료했다. 이번 엔비디아의 공급 확대 요청도 삼성전자의 GDDR7 경쟁력이 적용된 결과로 풀이된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올해 5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GDDR7을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라고 설명했다. 최근 보고서에서는 중국이 GDDR7을 사용하는 엔비디아의 B40칩에 관심을 보인다며 올해 수요를 200만대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DS부문 V1라인. 삼성전자

◆ 업황 개선 환경 마련…주가 상승세·D램 가격 상승

삼성전자는 GDDR7의 엔비디아 공급과 함께 업황 개선의 발판을 마련 중이다. B40의 연간 출하량이 100만대를 넘을 경우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 매출은 약 9,000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

GDDR7의 엔비디아 공급 소식이 알려진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1,500원으로 전일 대비 1.95% 올랐다. 10일에는 7만 2,600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1.54% 올랐다.

여기에 D램 가격 상승 환경도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DDR5의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5.25달러를 기록했다. 6개월 전과 비교해 38.2%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DDR4의 평균 가격은 12달러로 78.7% 급등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전반적인 업황이 D램, HBM 쪽으로 많이 몰리다 보니 다른 제품들도 가격이 오르는 상황”이라며 “시장과 투자자들이 원하는 바에 비해 여전히 삼성의 변화는 더디지만 조금씩 개선되는 부분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9월 10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 추이. 네이버

◆ 시장 기대감 회복에는 실제 성과 필요

현재 삼성전자의 업황을 개선시킬 환경이 마련되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실제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가 떨어진 이유는 최근 HBM과 파운드리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에 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매출 74조 6,000원, 영업이익 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0.6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5.2% 감소했다. 이 중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급감했다.

이에 향후 삼성전자가 GDDR7의 엔비디아 공급과 같은 계획만이 아닌 3분기부터 개선되는 실적이라는 결과를 증명해야 시장의 기대감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의 경우 2분기에 너무 부진해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으니 당연히 개선이 될 것”이라면서도 “개선 정도가 시장이 현재 기대하고 있는 수준에 맞는지는 아직 의문이 남아있어 앞으로 이번 3분기부터 보여주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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