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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조짐 보이는 2차전지…전기차 신중·ESS 청신호

2차전지, 3분기 실적 개선 주가 상승 중
기저효과·보조금 폐지 전기차 캐즘 종료 신중
AI 발전 데이터센터 증가에 ESS 수요 증가할 것
하재인 기자 2025-10-20 17:46:58
얼티엄캠 직원이 2024년 6월 24일 제품의 비표면적 분석을 통해 품질을 테스트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2차전지 업종에 대한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판매량 증가와 에너지 저장 장치(ESS)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중이다. 여기에 실적 개선 전망이 더해지며 단기적인 반등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달 14일 글로벌 자동차사에 이차전지용 천연흑연 음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약 6,710억원으로 2027년 10월 1일부터 2031년 9월 30일까지 음극재를 공급하게 된다. 최근에는 캐나다 양극재 생산 거점인 얼티엄캠의 1차 가동 시점도 2026년 10월 말로 확정했다.

포스코퓨처엠이 음극재 공급에 더해 양극재 공장 가동을 결정한건 전기차 캐즘이 끝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 업체 로모션에 따르면 2025년 9월 전 세계에 판매된 전기 자동차는 210만대로 역대 최고 월별 판매량을 달성했다.

2차전지 업체들의 3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5조6,999억원, 영업이익 6,0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7.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4.1% 증가했다.

이에 더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새액공제 금액을 제외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2,358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세액공제 금액을 제외할 경우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규제도 국내 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지시간 3월 10일 미국 하원은 미국 내 보안을 담당하는 국토안보부 자금을 사용하는 경우 중국산 배터리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2차전지가 오른 이유는 세가지 정도로 첫번째는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중국 수출 규제가 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관심을 받게 됐다”며 “두번째는 3분기 실적 호조로 LG에너지솔루션을 기점으로 실적이 다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마지막으로는 유동성이 많아져 대안으로 보여지고 내년 ESS 기대감도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10월 20일 기준 포스코퓨처엠 지난 3개월간 주가 추이. 네이버

◆ 2차전지 주가 상승세…“단기적인 상황 계속 좋을 것”

시장 기대감과 함께 2차전지 업체들의 주가도 상승세다.

전기차와 ESS용 배터리 등 배터리 셀을 제조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지난 3개월간 최저치인 7월 21일 32만원에서 10월 17일 44만3,000원의 최고치로 27.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는 9월 10일 12만8,100원의 최저치에서 10월 17일 20만1,000원의 최고치로 36.2% 올랐다. 양극재 전문 소재 기업으로 LFP 양극재 신사업에 진출한 엘앤에프의 주가는 9월 5일 5만9,200원의 최저치에서 10월 20일 11만8,000원의 최고치로 29.8% 증가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미국 내 기확보된 ESS 수주 중심 외형 확대가 2026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포스코퓨처엠에 대해서는 북미 내 핵심 원자재에 대한 중국 제재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완성차와 배터리 셀 기업 등 중국 외 관련 벤더 확보가 중요해진 상태라며 포스코 그룹 중심으로 관련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엘앤에프에 대해서는 테슬라의 모셀Y 주니퍼와 YL의 긍정적 수요 증가가 지속되면서 4분기에도 최소 3분기 수준의 외형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6년 3분기 이후에는 신제품에 LFP 양극재 공급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보영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수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실적은 3분기 좋기는 하지만 성수기에 일회성이 있어 4분기에는 조금 의문점이 있다”며 “유동성도 과열 상태로 가다보니 단기적으로는 좋게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엘앤에프 기술연구소. 엘앤에프

◆ 전기차 캐즘 종료·업황 개선 여부는 신중해야

2차전지 반등에 대한 기대감과는 별개로 전기차 업황 개선에 대해 이르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올해 판매량 개선이 지난해 둔화된 성장률을 일부 회복한데 대한 기저효과일 수 있따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26.1%로 2023년 33.4% 대비 둔화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작년에 비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조금 좋아지는건 맞다”면서도 “기저효과로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증가율을 보면 자체 수요가 올라왔다, 캐즘이 끝났다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종료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은 올해 10월 1일부로 폐지된 상황이다. 보조금 폐지가 적용되는 기간부터는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최보영 연구원은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은 있고 지금도 판매량 데이터가 잘 나와 주가가 오른 측면이 있다”면서도 “트럼프 정부가 내연기관으로 회기하려는게 있고 업체들의 계획 같은 것도 전기차로 하겠다는 분위기는 아니다보니 업황 회복보다는 바닥에서 기대감 정도가 반영됐다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LG에너지솔루션

◆ 2차전지 실적 견인할 ESS 수요 급증

전기차 시장 업황 개선에 대해 신중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ESS를 통한 2차전지 성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증가하면 전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ESS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ESS 시장 규모는 2034년까지 연평균 21.7% 성장해 5조1,200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BNEF는 미국 ESS 시장이 2030년 485기가와트시에서 2035년 976기가와트시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황경인 연구원은 “지금 배터리 출하량만 놓고 보면 전기차용 배터리도 있지만 ESS 쪽은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로 들어가는 물량이 점점 더 많아질 거기 때문에 시장의 턴어라운드를 견인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보영 연구원은 “ESS는 계속 늘어나고는 있고 3분기 실적이 좋고 시장 상황도 좋다보니 당분간 크게 이슈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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