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GLP-1 비만 신약’ 당뇨병 치료제로 확장
2025-09-30

대한당뇨병학회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 HJ비즈니스센터에서 개최한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임신당뇨병 팩트시트' 특별판을 발표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임신성 당뇨병은 전에 당뇨가 없던 사람이 임신 중에 처음 당뇨를 진단받은 경우다.
임신 전 당뇨병이 있다가 임신 기간 발견된 것과는 다른 경우로, 임신 중 당뇨병 진단 여성은 최근 10년새 63% 급증했다.
임신성 당뇨병 유병률은 지난 2013년 7.6%에서 2023년 12.4%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산모 8명 중 1명 이상이 임신성 당뇨병을 앓고 있어, 미래 세대의 당뇨 위험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임신성 당뇨병 환자의 자녀는 향후 2형 당뇨 발생 위험이 1.5배 높아졌다. 이는 고령 임신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체 산모의 평균 출산 연령은 지난 2013년 31.8세에서 2023년 33.5세로 높아졌다. 40세 이상 산모의 경우 5명 중 1명(18.6%)이 임신 중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는 게 학회 측 설명이다.
젊은층의 비만 증가도 임신성 당뇨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체질량지수(BMI) 30kg/m² 이상인 경우 임신성 당뇨병 유병률이 23.5%로 정상 체중 그룹의 9.9% 보다 2.37배 높았다.
임신성 당뇨병이 문제 되는 것은, 그 영향이 산모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자녀에까지 영향 미친다는 점에 있다.
임신성 당뇨는 임신 시 태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등에 의해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진데 따라 혈액 내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한다.
임신성 당뇨병 진단 여성은 정상 혈당 산모 대비 향후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6.1배,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1.5배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대다수 산모는 출산 후 혈당 수치가 정상범위로 돌아간다. 문제는 임신 초기 고혈당에 노출될 경우 태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용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23일 "혈당 수치가 정상화됐다고 해서 당뇨병 발병 전과 동일하진 않다"며 "임신 당뇨병이 출산 후 산모 뿐 아니라 자녀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곽수헌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이 지난 2009~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신당뇨병 산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는 성장 후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약 1.5배 높았다.
임신 중 인슐린 치료가 필요했던 산모의 자녀는 2형 당뇨병과 1형 당뇨병 위험이 각각 4.6배, 2.2배 높아졌다. 일반적인 임신당뇨병은 자녀의 1형 당뇨병 발생과 뚜렷한 연관이 없었다는 게 학회 측 설명이다.
임신 초기 영양섭취 불균형이나 제왕절개 분만, 사회경제적 취약계층도 자녀의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소로 꼽혔다.
류현미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교수 주도로 국내 임신부 2227명을 대상으로 한 임신성 당뇨 코호트 선행연구에 따르면 임신 초기에 영양 섭취가 가장 불균형했던 그룹(하위 25%)은 영양 상태가 가장 양호했던 그룹 대비 임신 중 당뇨병 발생 위험이 1.82배 높았다.
구체적으로 비타민 B6, 나이아신(비타민 B3), 칼슘 섭취가 권장량 보다 부족할 경우 임신중 당뇨병 위험이 1.62배, 1.54배, 1.39배 각각 증가했다.
류 교수는 "특정 영양소의 결핍 뿐 아니라 전반적인 식단의 질과 영양 균형이 임신중 당뇨병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 취약계층이 임신당뇨병 발생 위험에 더욱 노출돼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임신 전부터 출산 이후까지 체계적으로 당뇨병 관리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 조성 필요성에 따라 국가 코호트 연구를 통한 조기 위험도 예측 체계 구축에 착수했다.
차봉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임신 전부터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필수적"이라며 "임신당뇨병 진단 시 출산 후에도 꾸준한 검사와 관리를 통해 본인과 자녀의 미래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임신성 당뇨병은 다음 세대의 건강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질환"이라며 "국가 코호트 연구를 통해 임신성 당뇨병의 위험을 조기에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중재할 수 있는 한국형 관리 프로토콜을 개발해 미래 세대의 건강을 지키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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