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개인화 AI 시대, 삼성·엔비디아 동맹과 한국 기업의 자동화 혁신
AI 산업이 ‘소프트웨어의 시대’를 넘어 ‘피지컬 AI(Physical AI)’라는 새로운 전환점에 도달했다. 인공지능이 데이터 분석과 텍스트 생성의 단계를 지나, 실제 산업 현장에서 움직이는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그리고 로보틱스·의료·자동화 기업들이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0월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로보틱스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전부 생산할 것”이라며 글로벌 로봇 반도체 협력 관계를 공식화했다. 
그는 “AI 산업에서 성공하려면 소프트웨어, 기술, 제조기반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하는데, 한국은 이 모든 것을 보유한 나라”라며 “AI를 장착한 로봇이 또 다른 AI를 생산하는 ‘AI 팩토리’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은 로봇을 직접 만들어 로봇이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라며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이며, 엔비디아의 성장에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고 치켜세웠다.
최승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3일 보고서에서 “AI 산업은 이제 인프라 1막에서 응용 2막, 개인화 3막으로 넘어가는 중”이라며 “2026년은 AI 수익화가 본격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AI가 산업의 언어로 번역되는 구간이 바로 로보틱스이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을 가장 빠르게 실현하고 있는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서 최 연구위원은 로보틱스와 자동화, 의료AI를 중심으로 한 7개 기업을 ‘톱픽(Top Picks)’으로 제시했다.
먼저 로보티즈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와 액추에이터(로봇 관절 구동장치) 기술을 기반으로 AI 자율보행 및 감정형 로봇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는 “로보티즈는 정밀 제어 기술에서 세계적 수준에 있으며,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전략과 완벽히 맞물려 있다”고 평가했다.
고영은 반도체 검사장비 세계 1위에서 의료AI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AI 기반 수술 로봇 ‘케이서전(K-Surgeon)’을 통해 고령화와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며, “영상·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AI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현하는 전형적 AI 혁신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제이브이엠은 약국 자동화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 꼽힌다. 그는 “제이브이엠은 AI 조제 로봇으로 오차율을 0.01%까지 낮추며 의료 유통 자동화의 글로벌 표준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HL홀딩스는 자율주차 로봇 플랫폼을 구축하며 ‘도심형 스마트모빌리티’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 자율주차 로봇 시장은 연평균 20% 성장세를 보이며 2030년 약 9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링크솔루션은 AI 기반 3D프린팅 솔루션으로 스마트 제조혁신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했다. AI 설계 자동화와 실시간 공정 오류 감지 기술을 통해 제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씨어스테크놀로지와 쓰리빌리언은 의료AI의 선두주자다. 전자는 영상 분석을 통한 AI 보조진단 솔루션을, 후자는 유전자 기반 희귀질환 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해 각각 의료 AI 시장의 본격적 수익화에 진입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AI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췄다는 것”이라며 “단순한 기술주가 아니라 수익성과 사업화의 궤도에 올라선 기업들”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AI 산업의 다음 라운드는 데이터가 아니라 실행력의 경쟁이며, 산업 자동화·의료·물류 등에서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이 시장 프리미엄을 선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젠슨 황의 선언과 신한투자증권의 분석은 한 방향을 가리킨다. AI 산업의 중심이 더 이상 가상공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로봇을 만들고,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피지컬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로봇칩을 전량 생산하면서 한국은 AI 반도체와 로보틱스의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AI 확산의 시대, 한국의 로봇과 자동화 산업은 이제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했다. 로봇과 반도체, 그리고 AI가 결합된 이 삼각 동맹이 글로벌 산업의 패러다임을 다시 쓰고 있다.
AI 기술이 기술주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매출과 수익 창출 구조를 갖춘 '피지컬 AI' 시대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 AI 반도체와 로보틱스 산업의 글로벌 허브로서 로봇-반도체-AI의 삼각 동맹을 통해 새로운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성장 엔진을 장착하고 아무도 가보지 않는 길을 향해 달려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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