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오는 6일부터 전(全) 임원의 국내 상장주식 매매를 전면 금지한다. 최근 기업금융(IB) 담당 고위 임원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회사가 내부통제와 윤리경영 강화를 위해 내놓은 초강수 조치다.
4일 NH투자증권은 오전 전체 임원회의를 열고 “내부통제강화 태스크포스(TFT)의 권고에 따라 임원들의 국내 상장주식 매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TFT는 윤병운 사장이 직접 장을 맡았으며, 준법·감사 등 관련 임원으로 구성됐다. 이번 조치는 경영진 스스로 윤리경영과 내부통제의 기준을 세우겠다는 ‘자기정화’ 성격의 결정이다.
◆ 국내 상장주식 매수 금지…해외주식·ETF는 예외
이번 조치로 NH투자증권 임원은 국내 상장주식 매수가 전면 금지된다. 다만, 해외주식과 ETF 매매는 허용되고 기존 보유 주식의 매도는 가능하다. 회사 측은 “경영진과 주요 의사결정자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법적·평판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윤병운 사장은 “임원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고 윤리경영의 내재화를 통해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며 “NH투자증권의 모든 구성원이 새로운 각오로 투명한 자본시장 구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전체 임원회의에는 경영진과 임원 50여 명이 참석해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임직원의 윤리의식 제고 및 준법경영 강화를 결의했다.
◆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 압수수색…합동대응단 ‘무관용 원칙’
이번 조치는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금감원·한국거래소 합동대응단이 NH투자증권 본사와 고위 임원 ㄱ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직후 나왔다. ㄱ씨는 최근 2년간 NH투자증권이 주관한 11개 상장사 공개매수 정보를 지인에게 전달해 약 20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합동대응단에 따르면 ㄱ씨는 가족과 동료 등에게 비공개 정보를 전달해 공개매수 발표 전 주식을 사들이게 한 뒤, 공시 후 주가가 오르면 매도해 차익을 얻은 것으로 의심된다.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를 활용하고 거래 계좌를 수시로 바꾸는 등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합동대응단은 “금융회사 임직원이 정보 우위를 이용해 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는 주가조작과 동일한 중대 범죄”라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한 형사처벌과 행정제재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해당 임원을 직무에서 즉시 배제하고, 내부통제 강화 TFT를 신설해 재발 방지 시스템 마련에 착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내부의 통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4일 오전, 고려아연과 유상증자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KB증권, 그리고 자금대출 창구 역할을 한 하나은행 일부 부서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김진호 부장검사)는 “고려아연이 지난해 자사주 공개매수 직후 약 2조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관련 증권사와 금융기관에 대한 자료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 30일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주가 및 지분 구조 변동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사, KB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으며, 하나은행은 공개매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맡았다.
검찰은 지난 4월에도 고려아연 본사와 두 증권사, 관계자 주거지 등 11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으며, 이번이 2차 강제수사에 해당한다. 이번 수사로 증권업계 전반에 내부통제 및 정보관리 체계 강화 압박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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