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號’ 포스코 세대교체…전중선 ‘경영 복귀’ 주목
2024-02-22

포스코그룹의 새로운 수장으로 승선한 장인화 회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포스코의 주력 사업인 철강 사업이 겪고 있는 ‘부진의 늪’을 타개할 ‘정통 철강맨’의 비책이 무엇일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또 전임 회장 시절 구축해온 이차전지 등 미래소재 분야와 관련해서도 장 회장은 ‘시너지 전략 마련’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 매출·영업이익 전년 대비 8.7%·9.2% 감소…“비상한 각오 다져야”
24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하고, 장 회장을 포스코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장 회장이 철강 분야 전문가라는 점은 그의 회장 선임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고, 이 같은 맥락에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물론, 의견권 자문사들도 주총과 이사회에 앞서 대부분 장 회장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혀왔다.
장 회장은 회장 선임 확정 과정에서 별다른 내외부 반발 없이 순탄하게 출발했지만, 장 회장 앞에 놓인 과제들은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지난해 포스코 매출은 38조7천720억원, 영업이익은 2조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7%, 9.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장 회장은 당장 주력인 철강 사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 방안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장 회장은 이와 같은 분위기를 인식한 듯 취임사에서 “그룹 주력사업의 수익 악화와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그룹을 둘러싼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해관계자는 물론 국민적 지지와 응원도 약화되고 있다”며 “회사의 경쟁력을 비롯한 경영 전반을 겸허한 자세로 되돌아보고 비상한 각오를 다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회장 선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장 회장은 “철강 사업은 포스코의 기본”이라면서, “철강의 경우 (위기의 골이) 그렇게 깊거나 길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철강 사업 위기 극복과 철강 분야 초격차 경쟁 우위 회복 등에 대한 장 회장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는 세부적으로 수주부터 생산·판매까지 전 공정에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적용한 ‘인텔리전트 팩토리(intelligent factory)’를 통해 초격차 수준의 생산성을 달성하고, 기술집약형 융복합 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또 ‘7대 전략’에 포함된 ESG 경영과 관련해서도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고도화, 전기로 등 친환경 설비 투자 강화 전략 등으로 탄소중립 생산체제로 전환해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 회장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100일 간의 현장 경영’을 시작한 것도 철강 사업 복원을 위해 필수적인 내부 결속력 강화 측면이 크다. 앞서 지난해 11월 포스코는 노사 교섭이 결렬되며 파업 직전의 위기를 겪었고, 회장 선임 과정에서 이른바 ‘해외 호화 이사회’ 등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노사 관계 회복 등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장 회장의 선결 과제다.
이날 ‘100일 간의 현장 경영’ 첫 일정으로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을 찾은 장 회장은 지난 2022년 포항 냉천 범람 당시를 언급하며 “초유의 사태를 맞아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헌신적인 노력과 하나 되는 마음으로 정상화를 이뤄낸 여러분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면서, “수해 복구 과정에서 보여준 여러분의 열정과 단결되는 마음이 바로 포스코의 저력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첫 현장 방문에 앞서 포스코노동조합과 노경협의회 사무실을 찾아 “신뢰를 바탕으로 선진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 ‘미래를 여는 소재’ 비전 제시…적극적 투자·기술 표준 정립 등 목표
장 회장의 또 다른 과제는 최정우 전 회장이 사업 전환 드라이브를 걸었던 이차전지 등 미래소재 분야와의 시너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회장이 포스코의 새로운 비전으로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제시하고, 미래기술 기반의 초격차 비즈니스 선도 등 전략을 제시한 것도 미래 소재 관련 절박함이 묻어있다.
장 회장은 이와 관련해 취임사에서 “과거 성장 시대에 우리가 한 일은 철강 사업을 제대로 성공시켜 국가 재건과 산업 발전에 기여한 것이었다”며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소재의 혁신을 선도하며 친환경 미래로 나아가는 베이스캠프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철보국의 이념은 ‘미래를 여는 소재’로 승화되고, 창업세대의 도전 정신은 ‘초일류를 향한 혁신’으로 발전되어 갈 것”이라며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이라는 포스코그룹의 새로운 비전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소명이자 성공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간담회에서도 장 회장은 “포스코는 철강사업이 기본이고, 그 기본에 10여년 간 노력해 이룬 이차전지소재사업이 쌍두마차로써 똑같이 초일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순 철강기업 포스코가 아니고 미래를 여는 소재로 함께하여 우리 미래의 국가 경제도 소재부문에서 포스코가 책임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의 발언은 일각에서 제기됐던 이차전지 등 신사업 분야의 투자 전략 재검토 가능성을 일축하는 것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적자로 전환됐고, 양극재 생산을 위해 미리 확보했던 리튬 가격이 60% 이상 하락하는 등 원자재 가격 투입 시차에 따른 손실이 확대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장 회장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는 굳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적자 전환 등과 관련해 “신사업이 흔히 겪는 캐즘(Chasm)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오히려 해당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표준 정립 주도 등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 이차전지 소재를 담당하는 포스코퓨처엠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3조원, 영업이익 3조4천억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식량·에너지·소재를 ‘3각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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