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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중년男’ 파산신청 가장 많았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지난해 신청자 분석
50대 이상·남성·수급자·1인 가구 비중 높아
권태욱 기자 2024-04-24 10:05:04
/서울시

지난해 개인파산을 신청한 서울시민 10명 중 8명은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은 소득보다 빚이 빠르게 쌓이면서 파산에 이르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24일 ‘2023년 파산면책지원 실태’를 발표했다. 지난해 센터로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1천487건 중 유효 데이터 1천361건을 분석한 결과다. 

센터에 접수된 파산면책 신청자 중 60대가 508명(37.3%)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333명(24.5%), 70대 271명(19.9%)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연령층이 전체 신청자의 86%(1천171명)를 차지한 것이다.

이어 40대 141명(10.4%), 80대 58명(4.3%), 30대 38명(2.8%), 20대 11명(0.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 채무자가 876명(64.4%)으로 여성 485명(35.6%)보다 많았다. 남성 비율은 2021년 57.5%, 2022년 61.6%, 지난해 64.4%로 늘어난 데에 반해 여성은 32.5%, 38.4%, 35.6%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신청자 중 수급자는 1천147명으로 83.5%를 차지했다. 수급자 비율은 전년 81.7%에 비해 다소 늘어났다. 최종학력은 ‘고등학교 졸업’이 542명(39.8%)로 가장 많았고, ‘대학교 이상 졸업’이 254명(18.7%)으로 2위를 나타냈다. 직업은 무직 비율이 1천213명(89.1%)으로 가장 많았다. 

가구 유형별로는 1인가구가 63.5%로 가장 많았고 2인가구 19.3%, 3인가구 9.0% 순으로 나타났다. 가족의 도움없이 혼자 부채를 고민하는 가구가 과반이 넘는 셈이다. 

채무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생활비 부족’이 48.8%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고, 경영파탄 21.5%, 채무보증·사기피해 13.2% 등으로 조사됐다. 파산에 이르게 된 계기는 원리금이 소득을 초과(35.7%)하거나 실직(23.6%)하거나, 경영사정 악화로 사업 폐업(13.2%)한 경우가 많았다. 

파산 신청 당시 예금과 임차보증금, 부동산, 차량, 보험 등 자산총액이 1천만원 미만인 비율은 91.3%를 차지했다. 채무액은 신청자의 과반 이상인 59.5%가 1억원 미만이었다. 5천만원 이상~1억원 미만은 23.4%로 자산에 비해 과중한 빚을 부담하고 있었다. 

자치구별로는 관악구가 10%로 가장 많았고 강서구(6.9%), 중랑구(6.3%) 등의 순이었다. 관악구의 경우 60대 이상 남성 수급자이면서 1인 가구인 비율이 다른 자치구에 비해 높았다. 

파산 신청자 대부분은 다중채무를 겪고 있었다. 채권자가 1~3명은 38.8%, 4~6명은 33%, 7~9명은 19.9%로 집계됐다.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2013년 7월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가계 빚으로 고통 받는 서울시민 1만2231명의 악성부채 3조809억원에 대한 법률적 면책을 지원했다. 

김은영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장은 “빚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재기할 수 있도록 주거, 일자리, 의료 등 맞춤형 복지 서비스 연계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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