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선도하는 '경제 나침반'

[HY산업리뷰] '경제코끼리'에 올라타는 전쟁 시작됐다.

현대차, 인도 현지법인 성공적으로 상장
글로벌 기업들도 잇따라 인도시장 진출
"우리 경제 생각하면 반길만한 일은 아니다"
하재인 기자 2024-10-24 13:29:25
장재훈 현대차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아쉬쉬 차우한 인도증권거래소 최고운영자가 타종식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4년 인도는 '경제코끼리'로 불리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해 예상 성장률은 약 7%로, 이는 OECD 주요 국가들의 성장률을 2~3배 웃도는 수준이다. 빠른 경제 성장과 더불어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서의 잠재력도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를 중요한 투자처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인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경제국이다. 2023년 기준으로 인구는 약 14억 명을 넘어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인도의 매력은 단순한 인구 규모뿐만 아니라 젊은 노동력에도 있다. 중위 연령이 29세로 젊은 인구층이 대부분인 인도는 향후 생산성과 소비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점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진출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언어 장벽 없이 현지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잇따른 인도 시장 진출

현대자동차는 이달 22일 인도 현지법인 상장에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33억 달러 규모의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인도의 전기차(EV) 생산 및 제조 설비 확장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상장은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로, 현대차는 이를 통해 인도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 역시 인도 시장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LG전자는 인도의 가전 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분야에서 주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대기업들이 인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 데에는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정책과 현지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지오 월드 센터.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글로벌 기업들의 잇따른 인도 진출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도 이미 인도 시장에 포진해 있다. 일본의 마루티 스즈키는 2003년에 인도 상장에 성공해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의 4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마루티 스즈키는 인도 현지에서 연간 225만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며,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영국계 힌두스탄 유니레버(Hindustan Unilever)는 인도의 소비재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네슬레(Nestle) 역시 식품 및 음료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 다국적 기업들은 인도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인도가 단순한 생산 기지를 넘어 거대한 소비 시장임을 보여준다.

해외로 떠나는 한국 기업들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기업 성장을 위해 필요하지만, 우리 경제를 생각하면 마냥 반길만한 일은 아니다. 2021년 한국의 해외 직접 투자(OFDI)는 759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2.8% 증가한 수치로, 주로 금융 및 제조업 분야에서 큰 투자가 이뤄졌다. 이 시기에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등의 대규모 시설 투자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서 이뤄졌다 .

과감한 기업 유턴정책에 나선 일본

일본은 최근 해외로 나갔던 자국 기업들을 다시 본국으로 되돌리는 '유턴 정책'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첨단 기술 산업과 주요 공급망 산업을 겨냥한 정책을 통해 자국 내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유턴 기업에 강력한 세금 감면 혜택과 보조금 지급을 제공하며, 실제로 유턴 기업들에게 10년간 법인세를 감면해 주고 최대 45%의 투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2024년 일본 정부는 첨단 기술 분야 유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75% 증가한 금액이다. 일본의 리턴 정책은 특히 반도체, 배터리,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스미텍(Simmtech)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스미텍은 인쇄 회로 기판(PCB)과 반도체 패키징 기판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말레이시아에 주요 생산 기지를 구축한 후 2020년에 일본으로 복귀했다. 

인도의 '경제코끼리'에 올라타는 것은 한국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기회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해외 진출을 통해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을 수는 있지만, 동시에 국내 경제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일본의 유턴 정책은 자국 내 제조업 기반을 다시 강화하려는 시도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도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을 통해 기업들이 국내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국내에서 유턴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108곳에 불과했다. 여기에 정부는 5월 '유턴 지원전략 2.0'을 발표하며 유턴기업 지원 강화를 약속했지만 8월까지 선정된 유턴기업은 13곳 뿐이었다. 매년 600~700개 기업이 돌아오는 일본이나 2021년 유턴기업이 1,844개였던 미국과 대조적이다. 지난 17일 유턴기업을 방문한 산업통상자원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도 유턴기업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겠다"고 말했지만, 핵심사안들은 모두 입법사항이라 정부의 역할만으론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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