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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 트럼프 대비 출구전략 '비상’

트럼프 당선시 보호무역 강화와 투자 불확실성 커질 듯
CHIPS 법안과 보조금 정책의 변동 가능성
월동 출구전략에 나선 반도체 업계
하재인 기자 2024-10-29 11:37:06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최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 및 대중국 강경책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한층 분주해지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현재의 바이든 정부 정책에 변화가 불가피하며,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지세 굳혀가는 트럼프

미국 대선을 12일 앞두고 진행된 CNBC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8%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반면, 해리스 후보는 46%의 지지를 얻어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경합주에서도 트럼프는 해리스를 약 1%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47%, 해리스 후보가 45%로 나타나며, CNBC 조사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준다. 이는 8월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가 앞섰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두 달 사이 해리스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증가한 반면, 트럼프 후보는 재임 시절에 대한 긍정 평가가 52%로 상승해 유권자들로부터 더 유리한 입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HIPS 법안과 보조금 정책의 변동 가능성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온 CHIPS(반도체 보조금) 법안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예상된다. CHIPS 법안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활성화하기 위해 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2022년 CHIPS법은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과 연구개발 지원금 등 5년간 527억달러(약 73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제조비용에 대한 25% 투자 세액 공제도 포함된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는 반도체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텍사스에,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에 생산기지 투자에 나섰고, 각각 64억달러(약 8조8,900억원), 4억5,000만달러(약 6,250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 법안이 대만과 한국 기업들에게 혜택을 주면서 미국 경제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만약 트럼프가 이 법안을 폐지하거나 축소할 경우, 삼성전자와 TSMC 같은 기업들은 미국 내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보호무역 강화와 투자 불확실성

트럼프의 보호무역 강화는 외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데 상당한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가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은 한국 반도체 업계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관세가 부과되면 글로벌 IT 산업에 큰 타격이 예상되며, WTO의 정보기술협정(ITA)에 의해 관세 없이 수출입되던 반도체 제품에 새로운 무역 장벽이 생길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처할 수 있으며, 대중국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월동 출구전략에 나선 반도체 업계

요즘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을 짜느라 머리가 아프다. 우선 검토되는 것은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대 방안이다.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에 대응해 삼성전자와 TSMC는 이미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보조금 지원이 중단될 경우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중국 외 신흥 시장 개척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동남아시아 등에서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것인데 이 또한 생각만큼 빠른 대처가 쉽지 않다. 

기술 혁신과 R&D 확대도 과제다. 트럼프의 정책이 기술 보호와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할 경우, 한국 기업들은 자체적인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특히 미국의 첨단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한국 내 기술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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