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전제품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이 고도화되고 있다. 로봇청소기 시장은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분야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중국산 제품들이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AI 보안 문제가 대두되면서 중국산 로봇청소기의 해킹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 가정 내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만큼 보안 취약점이 악용될 경우 개인정보 유출과 보안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산 로봇청소기 세계시장 40% 점유
중국 기업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샤오미, 로보락, 에코백스(Ecovacs) 등 중국 브랜드는 AI 기반의 스마트 내비게이션과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제품 성능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강력한 산업 지원과 공급망 최적화가 더해지면서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석권했다. 그러나 이런 성장 뒤에는 보안 취약점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보안 전문가들은 중국산 로봇청소기가 실내 지도를 생성하고 이를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카메라와 라이다(LiDAR) 센서를 활용해 집 안의 구조와 가구 배치를 스캔하는 기능이 해커에 의해 악용될 경우 사용자 생활 패턴이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일부 중국산 로봇청소기가 사용자 동의 없이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한 사례가 보고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안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내지도 생성 과정에서 정보유출 우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해킹 방식도 정교해지고 있다. 최근 등장한 ‘딥시크(DeepSeek)’와 같은 초거대 AI 모델은 해킹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무차별적인 네트워크 공격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특정 대상의 패턴을 학습하고 인공지능이 스스로 취약점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IoT 기기들이 주요 해킹 타깃이 되고 있으며, 보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국산 로봇청소기는 더욱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산 IoT 기기의 보안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국산 로봇청소기에 대한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며, EU 역시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보안 전문가들이 중국산 제품의 해킹 위험을 경고하며 정부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보안 규제가 본격화된다면, 중국산 제품의 글로벌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 로봇청소기 ‘고전’...보안 경쟁력 호기
한국산 로봇청소기는 중국산 제품에 비해 보안성이 상대적으로 강화되어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점유율이 낮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로봇청소기 시장에 진출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기업에 밀려왔다. 그러나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보안이 새로운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기업들이 차별화된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고 신뢰성을 확보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안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될 수도 있다. 로봇청소기를 비롯한 IoT 기기는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악용하면 특정 지역의 상세한 지리 정보를 빼내는 데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도 중국산 CCTV, 드론, 네트워크 장비 등에서 유사한 논란이 발생한 바 있어, 이번 로봇청소기 사태도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물 인터넷 보안 경각심 가져야
소비자들도 보안이 강화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단순히 가격과 성능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보안 패치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고, 개인정보 보호 기능이 강화된 모델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또한, 해킹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불필요한 인터넷 연결을 차단하고, 네트워크 보안 설정을 철저히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해킹과 보안 위협도 함께 증가한다. 로봇청소기를 비롯한 IoT 기기는 사용자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만큼 보안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선택할 때 단순히 가격과 성능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보안성도 중요한 요소로 판단해야 한다. AI 혁신이 새로운 정보전쟁의 시작이 될 것인지, 아니면 기술 발전과 보안이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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