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화의 포토에세이] 겨울 이야기
2024-12-23

눈 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고향의 겨울 강가가 생각나는 날이다. 특히 눈 내리는 마지막 겨울을 보내는 날이면 더욱 더 고향의 강가를 보고 싶다. 이날도 어김없이 그랬다.
함박눈이 내리고, 바깥은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칠 흙같이 어스럼해지는 저녁 무렵. 이제 눈이 그치려는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그렇지만 아직 조금씩 눈이 흩날렸다. 겨울의 이미지는 이때가 가장 만끽하기 좋다.

마지막 겨울 향기를 보내는 기간이 아쉬운 듯. 겨울 채비를 해서 길을 나선다. 역시 겨울은 이 맛이야! 강가에는 나무가 눈옷을 입었고, 바람이 불어 그 눈을 털어내는 듯했다. 겨울 나목이 손길을 휘 내젓는다. 마치 내게서 멀어지라는 듯.

집을 나서면 겨울은 그랬다. 서울의 아파트를 멀리하고, 도심의 내음을 지우려는 듯, 강가의 세찬 바람이 코끝을 날리지만, 고향의 이야기가 날아와 가슴에 안겼다. 강바람이 전해주는 고향의 편지를 나목 한그루에 걸린 강바람에서 읽을 수 있었다.
이일화 사진작가 프로필 ▷1963 경북 안동 출생 ▷한전갤러리(2023), 아리수갤러리(2021) 등 단독 사진 전시회 개최 ▷그의 사진 작품은 빛이 그려내는 창조 세계와 서정적인 일상을 주제로 한 사진들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의 사진 작품은 ‘디지털 아트 픽쳐(Digital Art Picture)’라고 하는 사진예술의 새로운 장르로, 이 사진들은 그의 작품 사진집 ‘빛의 소리(Sounds of Light)’에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사계절과 소소한 일상을 담은 포토에세이 ‘사랑 그리고 사랑’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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