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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도서관 건립 무산되나?…기부했다고 이름 병기 논란

서울시, 2027년 개관 목표로 김병주 도서관 지난해 착공
2021년 기부심사위원회 당시에도 김 회장 탈세 의혹
홈플러스 채권자목록 총 2조7천억원 규모로 파악
이현정 기자 2025-05-02 19:12:56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착공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이름을 병기한 도서관 건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져 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채권자 목록이 총 2조7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가운데 서울시는 2027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 비용의 절반에 해당하는 총 300억원을 기부한 김 회장의 이름을 딴 ‘김병주 도서관’을 짓고 있다.

김병주 도서관은 총 사업비 675억원으로,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천109㎡ 규모로 건축될 예정이다. 

문제는 지난 3월, 김 회장이 이 도서관에 대한 기부금을 완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홈플러스는 극심한 자금난으로 3월 4일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해서다.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 발행 기업어음(CP)‧단기사채‧카드대급채권을 기초로 부실하게 발행된 유동화증권(ABSTB) 등 판매 규모는 3월 3일 기준 5천899억원에 달한다.

이중 개인과 일반법인에 판매된 금액은 각각 1천970억원, 3천119억원에 달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고 2차 피해의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검찰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가 사전에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 기업회생 신청을 계획하고서도 이를 숨기고 단기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보고 사기 등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달 30일, “적대적 인수합병 전문, 먹튀펀드 장사꾼의 이름으로 도서관에서 학습할 후학의 자부심에 상처를 입히지 말라”고 성토했다.

이어 비대위는 “차라리 그 돈을 홈플러스 피해자 구제자금으로 돌려주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서울시를 향해 “김 회장은 유동화전단채 사기 발행 의혹과 범죄 혐의를 받고 있고, 3‧1절 연휴에 기습적으로 홈플러스 회생 신청을 해 국민적 신뢰를 저버린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비대위와 피해자들은 "지난달 초부터 김병주 도서관 명칭 변경 요청 민원을 제기했지만 서울시는 이미 결정된 명칭의 변경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21년 기부심사위원회 당시에도 탈세 의혹을 받았다.

신원철 서울시 의원은 당시 “탈세 혐의가 무혐의로 끝나서 아무 일도 없으면 좋겠는데 만일 그 결과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탈세와 사기 의혹을 받는 김병주 회장이 자신의 사재로 도서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이 국민 정서에 반한다는 설명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등이 모인 ‘MBK 먹튀 저지! 홈플러스 사태 해결! 노동자‧입점업체 생존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공대위와 비대위는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에 대한 국회 청문회 개최를 요청했다.

정민정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김 회장이 회사의 노동자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사재를 내어놓아야 한다”며 “노동자와 입점 점주의 요구가 수용된 회생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채권자 목록은 회생 담보권 4건 총 269억원, 회생 채권 2천894건 등 총 2조6천691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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