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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그룹 배당, 주주 환원인가? 오너 배불리기인가?

하재인 기자 2025-05-20 17:21:26
구본준 LX그룹 회장. LX그룹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구본준 LX그룹 회장 일가는 91억원의 고액 배당을 챙겨갔다.

LX홀딩스가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 대폭 확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LX홀딩스는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당 270원이었던 배당금을 290원으로 상향했다. 우선주 배당금은 300원으로 올렸다.

이에 따라 배당총액은 225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시가배당율은 보통주가 4.3%에 우선주가 3.8%다. LX홀딩스의 시가배당률은 SK텔레콤이나 포스코홀딩스보다는 낮지만 삼성전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번 배당 확대 배경에는 LX홀딩스의 실적 개선이 거론된다. LX홀딩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5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602억원으로 103.3% 늘었다.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도 이어졌다. LX인터내셔널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4,8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LX세미콘의 영업이익도 1,671억원으로 29.5% 증가했다. LX하우시스의 경우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매출은 3조5,720억원으로 1.3% 늘었다. LX MMA의 경우 1,345억원의 영업이익 달성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X홀딩스 관계자는 “배당 확대는 지난해 실적 개선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으로 전체 주주의 배당금이 늘어났지만 가장 많은 수혜를 받은 건 최대주주인 구본준 회장 일가다.

구본준 회장 일가가 올해 LX홀딩스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9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6억3,000만원이 늘어난 수치다.

LX홀딩스 지분 약 20%를 보유한 구본준 회장은 4월 15일, 지난해 42억원에서 올해 45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구형모 LX홀딩스 부사장. 연합뉴스

LX홀딩스 지분 11.92%의 지분을 보유한 아들 구형모 대표의 배당금도 약 2억원 증가한 27억원에 달했다. 구 회장의 딸인 구연제 씨의 배당금도 18억원에서 19억원으로 늘었다.

이같은 고액배당은 구씨 일가의 경영승계 작업과 맥을 같이 한다. 21년 12월 24일 구본준 회장은 구형모 부사장에게 850만주의 지분을 증여했고 구 부사장은 22년 9월부터 23년 1월까지 17차례 걸쳐 25억 원어치의 지분을 집중 매수했다.

이에 따라 구 부사장은 그룹내 지배력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배당금 재원 등으로 지분 늘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형모 부사장은 22년 12월부터 LX MDI 대표를 겸하고 있다. 그룹내 계열사 컨설팅을 주로하는 회사로 23년 83억 매출액에 영업이익 5억 원, 24년에는 매출 73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실적 끌어 모아 갖다주기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24년에도 구본준 회장 오너 일가는 실적 악화 불구 고배당을 받아 오너 배불리기란 지적을 받았다. 주주환원을 강조하는 구 회장의 경영철학을 반영한 측면으로 보는 긍정적인 시각이 있는 반면 후계자인 장남 구형모 부사장에 대한 승계를 위한 고육지책이란 부정적인 시각을 동시에 갖고 있다.

LX홀딩스는 2023년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하며 실적이 악화됐지만 2024년 시가배당률은 2023년 3.5%에서 3.8%로 올랐다.

지난해 구 회장 일가가 받은 배당금은 모두 85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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