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선도하는 '경제 나침반'

롯데케미칼, 현금 창출 급감…해외 자산 매각 '언발에 오줌 누기'

24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전년 대비 48% 감소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작년 영업손실 8,490억원
롯데케미칼, 해외 비핵심 정리…언발에 오줌누기 불과
하재인 기자 2025-06-10 18:03:02
말레이시아 LUSR 공장.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의 현금 창출력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3년 연속 적자와 함께 부채 비율은 늘어나고 현금 유동성도 축소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해외 사업 정리를 통한 자산 확보로 버티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965억원이다. 2023년 EBITDA 8,248억원과 비교해 약 48%나 감소한 수치다.

EBITDA는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유무형 감가상각비 등을 빼기 전 영업이익을 의미한다. 기업의 실제 수익 창출 능력을 평가하는데 활용된다. EBITDA가 약 50% 감소한 롯데케미칼은 1년 사이 현금 창출력이 반토막난 셈이다.

롯데케미칼의 실적도 지속 악화 중이다. 롯데케미칼의 매출은 △2022년 22조2,760억원 △2023년 19조9,460억원 △2024년 20조430억원으로 큰 감소폭을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7,630억원 손실 △2023년 3,480억원 손실 △2024년 8,940억원 손실로 3년 연속 큰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3년 연속 적자탓에 롯데케미칼의 부채도 늘어났다.

2022년 55%였던 부채비율은 2023년에는 65%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부채는 14조5,644억원으로 부채비율이 73%에 달했다.

실적 악화와 함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21년 3월 32만1,947원에 거래되던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 6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년 사이 79.22%나 폭락했다.

2021년 3월부터 25년 6월 10일까지 롯데케미칼 주가. 네이버

롯데케미칼은 지난해부터 해외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면서 자금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10월에는 말레이시아 소재 합성고무 생산 회사인 LUSR을 청산했다. LUSR은 롯데케미칼이 2012년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합성고무를 생산하는 회사다. 롯데케미칼은 중국 공급 과잉으로 인한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 해당 법인 청산을 결정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합성소재 중 부가가치가 낮은 범용 소재들을 생산하는 공장들은 중국의 공급과잉에 타격을 많이 받고 있다”며 “범용 소재 비중을 줄이고 기능성 소재, 스페셜티 소재들의 생산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 아래 범용 사업들의 지분을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올해 2월에는 파키스탄 소재 PTA(고순도테레프탈산) 생산 판매 자회사인 LCPL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해당 법인은 롯데케미칼이 2009년 인수한 회사로 지난해에 매출 5,320억원과 영업이익 198억원을 기록했다. 3월에는 일본 소재기업 레조낙 지분을 매각해 추구 유동성을 확보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좋지 않은 시기였기에 자산 경량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시작해서 올해까지 부채 비율을 줄이고 현금성 자산을 늘리려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자산 매각이나 재무 구조 조정 노력이 단기적으로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는 기업의 근본적인 수익성 악화나 사업 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해외 자산 매각은 '언발에 오줌누기'처럼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 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나 핵심 경쟁력 강화 등 보다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전쟁가요(2)-전선과 후방

전쟁가요(2)-전선과 후방

‘가랑잎이 휘날리는 전선의 달밤, 소리 없이 내리는 이슬도 차가운데, 단잠을 못 이루고 돌아눕는 귓가에, 장부의 길 일러주신 어머님의 목소리,

DATA STORY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