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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사령탑 교체 불구…SK온·SK엔무브 IPO "먼나라 이야기"

5월 28일 추형욱 대표이사·장용호 총괄사장 신규 선임
SK이노베이션 실적 개선 및 SK온·SK엔무브 IPO 과제
SK엔무브 중복상장·SK온 적자 지속으로 IPO 불확실
하재인 기자 2025-06-11 17:12:53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신임 총괄사장.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사령탑을 교체하며 쇄신에 나섰지만 자회사 기업공개(IPO)는 실적 악화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5월 28일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총괄사장에는 장용호 SK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기존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과 써니 총장으로 물러났다.

신규 선임된 추형욱 대표이사와 장용호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을 개선해야하는 당면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최근 경영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의 매출은 △2022년 78조569억원 △2023년 77조2,884억원 △2024년 74조7,169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3조9,173억원 △2023년 1조9,038억원 △2024년 3,154억원을 기록했다. 3년만에 영업이익이 91.9% 줄어든 셈이다. 올해 1분기에는 446억원 손실로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실적 악화를 이유로 경영진을 교체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업계는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박상규 사장은 건강상 이유로 물러났으며 실적 부진 등과 관련해 교체나 조치를 검토한 적은 전혀 없다”며 “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노력은 하겠지만 실적 개선을 위한 추가 조치는 없는 상태다”라고 답했다.

자회사들의 IPO도 당면한 문제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부문 자회사인 SK엔무브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3차례 상장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2022년 12월부터 프리 IPO 및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2026년 IPO를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왼쪽부터 SK온 서산공장 전경, SK엔무브 공장이 위치한 SK 울산 공장. SK이노베이션

문제는 중복 상장과 자회사의 실적 악화 등으로 기간내 상장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K엔무브는 올해 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거래소는 중복상장에 대한 주주보호 방안 요구에 상장 업무를 중단했다. 실적도 크게 줄어들어 상장되더라도 주주들의 기대만큼 상장차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SK엔무부의 매출은 5조947억원으로 2023년 대비 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875억원으로 31% 줄었다.

내년 IPO를 약속한 SK온의 경우 적자가 심각하다.

지난해 SK온의 매출은 14조347억원으로 2023년과 비교해 8%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조865억원 적자로 46% 늘었다. 적자가 지속되는 만큼 IPO를 해도 큰 이점이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도 자회사 IPO 추진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장용호 총괄사장은 6월 2일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체 구성원들에게 이메일 레터를 통해 전달한 첫 메시지에서 IPO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IPO와 관련해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뭔가 결정되거나 구체화되면 자료를 내겠지만 현재는 내부에서 IPO 관련해 논의된 바가 아무것도 없다”며 실적 악화로 인해 고심하고 있는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다.

외부의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의 IPO 추진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엔무브가 중복상장 이슈로 심사가 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보니 다른 계열사에 대한 상장 추진이 쉽지 않고 SK온 같은 경우는 적자가 누적돼 있기에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SK이노베이션 자회사 중 상장할 수 있는 매물은 없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이어 고 연구원은 “원래 내재가치보다 더 높게 가격을 책정하려 하고 물량을 줄여 상장하는 부분이 상장이후에도 투자자들한테 계속 문제 제기가 되다보니 금융감독당국이 면밀히 검사하고 심사하는 것”이라며 “내재가치에 맞게 접근하고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유동 물량을 확보한다면 어느 IPO든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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