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선 문턱서 제동…외국인·기관 매도에 상승 폭 반납
2025-06-17

SK하이닉스가 52주 신고가를 넘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시가총액이 삼성전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반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12%대까지 쪼그라들면서 9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전 9시 30분 전 거래일보다 4.84% 오른 26만원에 거래되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16일 전 거래일 대비 5.31% 상승한 24만8천원에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는 지난해 7월 11일 24만1천원이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제기된 반도체 업황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었다. 최근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과 메모리 판가 상승세 확인으로 낙폭을 만회했다. 높은 수익성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덕분에 차별화한 실적이 기대되면서 이에 따른 프리미엄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외국인투자자 이달 들어 하이닉스 1조3천394억원 순매수
외국인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달 1조4천694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이달 들어 9거래일간 1조3천394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와 엔비디아 서플라이 체인이라는 교집합인 SK하이닉스에 대한 최선호주 전략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기존 고점 근처까지 상승했기 때문인데 이를 타개하려면 엔비디아 또는 TSMC의 주가가 탄력적으로 움직여줄 필요가 있다”며 “삼성전자의 주가 밴드를 5~6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밴드 상단을 뚫으려면 HBM을 기반으로 한 펀더멘털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7조44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2% 증가한 17조639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오는 2분기 실적 추정치 또한 상향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2분기 예상 매출액은 20조3244억원으로 3개월전 대비 6% 증가했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8조7725억원으로 같은기간 16% 상향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예상보다 호황이 길어지고 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사이클이 2026년 둔화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HBM이 B200 대비 50% 증가하는 블랙웰 울트라 실질적인 수요 기여는 2026년이라는 점에서 내년 실적도 시장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안정적인 중장기 투자 대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시총이 17일 종가 기준 181조2천726억원으로 커져 삼성전자 시총(343조9천310억원)의 절반이 넘는 52.7%까지 확대됐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전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2%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수치는 약 9년 만에 최저다.
14년전 최태원 회장이 격렬한 주변 반대에도 불구 강력한 의지로 하이닉스를 인수했는데 지금은 SK텔레콤을 제치고 그룹 내 가장 핵심 회사로 부상했다.
■ 반도체업계 “목표 대비 엔비디아향 진입 지연…수율 따른 원가 경쟁력 열세”

반면 삼성전자의 입지는 고대역폭 메모리 즉 HBM 경쟁에서 밀리면서 흔들리고 있다. HBM을 SK하이닉스에게 내준 뒤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당초 목표 대비 엔비디아향 진입이 지연돼 올해 시장 회복 기회를 놓쳤다”며 “수율에 따른 원가 경쟁력에서 하이닉스보다 열세”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의 주범으로 꼽히는 HBM 성패가 관건이다. 삼성은 최근 미국 에이엠디(AMD)에 5세대 12단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으나, ‘인공지능 칩 1인자’ 엔비디아 쪽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빠르면 2분기, 늦으면 하반기부터는 5세대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분명히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와 국내 평택 등지에서 반도체 공장(팹)을 짓고 있으나, 반도체 수주 실적이 부진한 탓에 준공 일정도 지연돼왔다. 내년부터 총 360조원을 투입할 예정인 용인 단지도 관건이다. 지난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회사 내부에서도 하반기 전략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기마다 여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다.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대행과 전영현 반도체부문장이 각각 주재한다. 이재용 회장은 불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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