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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본더 시장 쟁탈전 격화…한미반도체,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화"

한미반도체, TC본더 독점적 지위 흔들 흔들
한화세미텍, SK하이닉스로부터 TC본더 805억 원 수주
LG전자 생산기술원, 뉴 하이브리드 본더 연구 개발
하재인 기자 2025-07-24 18:21:14
왼쪽부터 한미반도체 TC본더 제품 HBM 6-SIDE INSPECTION 1.0과 한화세미텍의 TC본더 제품 SFM5-Expert. 한미반도체·한화세미텍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의 핵심 장비 즉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는 TC본더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반도체 소재 공급 업체들은 HBM 수요 증가로 성장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지만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가 주어진 상황이다.

TC본더는 HBM에서 D램을 쌓는 과정 중 칩을 회로 기판에 부착하는 핵심 장비다. HBM이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연결하는 구조인만큼 TC본더는 생산공정에 필수적인 요소다.

해당 시장에서는 한미반도체가 글로벌 1위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HBM3E 12단 생산용 TC 본더 시장에서는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사실상 HBM 장비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한 셈이다.

이에 HBM 시장 성장과 함께 한미반도체의 실적도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한미반도체의 매출은 5,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53억원으로 86%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은 1,4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96억원으로 58% 증가했다.

하지만 한미반도체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천명했고 LG전자 등이 반도체 장비 시장에 속속 진출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세 차례에 걸쳐 한화세미텍에 805억원 규모의 TC본더를 발주했다. 같은 기간 한미반도체의 수주액은 428억원에 그쳐 자존심을 구겼다. SK하이닉스는 공급망 다변화의 일환으로 한화세미텍에도 발주를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자체가 장치 산업이기에 TC본더만이 아닌 다른 공정에서도 다변화돼있다"며 "TC본더를 포함해 여러 공정의 장비도 방침대로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경우 이번달 초 '나노코리아 2025'에서 HBM용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 계획을 공식화했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해당 장비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 공급 시장의 경쟁에 대해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다른 중소기업들도 그만큼 기술을 발전시켜 기업에 납품할 수 있는 구조가 되는게 산업 전체적으로는 더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 관계자도 “SK하이닉스 내에서는 한화세미택이나 한미반도체가 제한된 생산능력에서 서로 나눠가지니 경쟁구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전체 HBM 생산을 봤을 때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택은 다른 기업으로 시장을 개척할 가능성이 커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LG전자 생산기술원 전경. LG전자 생산기술원

국내 시장 경쟁이 심화되자 한미반도체도 대비를 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기업가치제고계획에서는 건설 중인 7공장을 하이브리드본더 전용 공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을 선두로 한 해외 매출 비중도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한미반도체는 마이크론에 HBM 생산에 필요한 TC본더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LS증권에 따르면 올해 한미반도체의 TC본더 매출 내 고객사 비중은 60% 수준이다. 내년에는 해외업체 비중이 66%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마이크론 같은 경우 아직은 한미반도체가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 위치는 당분간 견조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한미반도 실적에서 마이크론의 매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당분간은 TC본더 시장에서의 경쟁도 계속될 전망이다. 차세대 제품인 하이브리드 본더가 단기간 내에 도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본더는 구리와 구리를 직접 연결해 성능을 향상한 차세대 장비다. 기존 TC본더보다 성능이 향상되지만 가격이 비싸다.

증권사 관계자는 “LG전자나 저스템 등 하이브리드 본더를 만들겠다는 업체들 모두 준비하는 시기로 국산 하이브리드 본더는 도입이 느릴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본더가 비싸기에 당분간은 TC본더를 쓰는게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답했다.

실제 관련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본더의 도입 시기에 대해 확정하지 않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에도 패키징이나 검증용 장비 등 반도체 장비들은 판매를 계속하고 있다”며 “HBM용 하이브리드 본더는 연구 개발을 하는 단계로 양산 시기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다음 세대는 하이브리드 본더용으로 넘어가겠지만 개발을 진행 중이다”라며 “하이브리드 본더의 도입 시점 등은 정확히 확장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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