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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관세 불구 펠리세이드 달린다...부품사들, 경쟁력 확보 안간힘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일본차보다 성능 가격 경쟁력 확보
하재인 기자 2025-07-29 18:52:20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미국 현지에서 앨라배마와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하이브리드 생산을 앞두고 관세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마련중이다.

현대차는 하반기 관세라는 악재 속에서도 팰리세이드 차종에 대해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 현지 생산 강화, 가격 전략 조정 등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자동차가 2018년 처음 출시한 대형 SUV다. 올해 3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50만6,425대가 팔리며 미국 누적 판매 대수 5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전체 누적 판매 대수가 105만5,772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 판매 대수는 54만대를 넘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신형 하이브리드 모델이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 시장 판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는 관세 부과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이 15%의 자동차 관세 부과를 결정한 상황에서 비슷한 관세가 부과될 경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의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경우 2.5터보 하이브리드 모델 7인승 캘리그래피 가격은 6,326만원이다. 2.5리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7인승 SUV인 도요타 하이랜더 리미티드 트림 6,600만원 대비 약 4% 가량 낮은 가격이다.

그동안 일본 자동차에 비해 낮은 가격이 팰리세이드의 경쟁력을 견인할 수 있었지만 일본보다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해당 장점을 잃게 되는 상황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과거처럼 이익을 감소시키지 않으려면 10% 이상의 가격 인상이 나와야 한다”며 “우리가 25%고 일본이 15%면 10% 정도의 가격 갭이 있으니까 7~8%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나게 되고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관세가 25%로 가면 이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면서 가격 인상 없이 미국 시장을 헤쳐나가는건 완성차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며 “나머지가 15%고 한국만 25%가 나오면 가격 인상이 필요하고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는걸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관세 부과에 대응해 현지 조달을 확대한다는 방안이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2분기에 4조8,286억원의 매출과 3조6,0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 이 중 8,282억원이 미국 관세 영향이다.

이승조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이번달 24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부품 소싱 다변화 태스크포스팀을 통해 200여개 부품에 대한 최적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수출하는게 나은지, 현지 조달이 나은지, 현지에서 조달한다면 어떤 방법이 효율적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를 포함한 현대차의 북미 경쟁력 악화는 부품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장과 모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나 브레이크와 쇽업쇼버 등의 부품을 공급하는 HL만도 등의 부품사들은 올해 2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부 증가하는 실적을 거뒀지만 팰리세이드 등 완성차의 판매가 부진하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송선재 연구원은 “미국으로 부품을 수출하는 회사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영향이 있을거고 한국 공장으로 납품하는 회사들도 미국으로 가는 물량이 줄거나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이에 대해 비용 절감 노력이나 한국에서 미국으로 현지 부품 조달을 늘리려는 시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관세 비용의 타격 같은 경우는 상당 부분 완성차가 흡수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관세가 15% 정도면 완성차 업체가 부품사의 관세 비용을 부담해줄 수 있겠지만 20%면 약간의 부담이 생길 수 있고 25%면 부담이 너무 커져 부품사 입장에서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15%일 경우 부품사들이 받는 충격이 최소화될 수 있지만 20% 이상이면 현대모비스 등 대형 업체들을 제외한 업체들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인 25% 관세 부과만 피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여력은 충분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부품사의 부담을 흡수하는 역할을 맡을 현대차가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사실 관세가 15%면 당연히 좋겠지만 20% 수준만 나오더라도 현대차 등 완성차 회사는 어느정도 방어가 가능하다”며 “미국 시장에서 잘해나가고 있는건 사실이고 지금은 4~5년전보다 프리미엄급으로 올라왔기에 20%면 가격을 올려도 큰 타격은 아니고 15%면 가격 인상을 안해도 될 정도의 체력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더해 현대차는 20%의 관세 부과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로도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조지아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생산될 예정이다. 기존 현대차 앨라매마 공장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이 늘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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