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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건강] 통풍, 폐경 후 여성도 주의해야

女발작 부위 발목·무릎 많아…진단·치료 늦어져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2025-08-22 19:29:39
통풍(痛風)은 ‘출산의 고통’에 비유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겪는 질환이다. 스치는 바람만 맞아도 아플 정도라는 통풍은 ‘고기와 술을 많이 먹는 중년 남성의 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폐경 후 여성 환자가 증가세여서 주목된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통풍은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높아서 과도하게 축적된 요산이 결정화 돼 관절과 관절주변 조직에 침착, 염증을 일으켜 발생한다.

극심한 관절 통증과 염증이 갑자기 찾아오는 ‘발작’이 대표적 증상이다. 발작 시간을 잘 견뎌내고 아픔이 사라져도 만성 신장병이나 심혈관질환 같은 합병증이 올 수 있다. 통풍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이유다.

이지수<사진> 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여성의 통풍 유병률은 남성보다 2~3배 낮지만 폐경 이후에는 유병률이 점차 증가해 70세 이상에서는 남성과 비슷한 수준에 이른다”고 말했다.

여성호르몬이 요산 배설을 촉진해 가임기 여성에서는 통풍 발생을 억제하다가 폐경 후 호르몬 감소로 발병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라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통풍이 여성에서 남성보다 더 적게 발생하는 것은 남성호르몬이 요산의 생성을 늘리고 배설을 줄이는 반면 여성호르몬은 콩팥에서 요산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이라며 “폐경 후에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 이 효과가 사라지면서 여성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도 여성 통풍환자는 ▲10대 337명 ▲20대 1천800명 ▲30대 3천1명 ▲40대 4천870명에 불과했지만 폐경기인 50대부터는 ▲50대 7천536명 ▲60대 8천629명 ▲70대 6천760명 ▲70대 6천733명으로 환자 수가 증가했다.

여성 통풍은 남성과 다른 임상적 특징을 나타낸다. 여성 환자 중 고혈압, 당뇨, 비만, 만성콩팥병, 이뇨제 사용 등으로 통풍에 걸리는 비율은 남성보다 2~3배 높다. 남성 환자는 술·고기 등 식습관과 유전적 영향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반면 여성은 술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작 부위도 차이가 난다. 남성은 주로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급성 발작이 나타나지만 여성은 발목이나 무릎 등 비전형적인 부위가 침범되는 경우가 많아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여성 통풍의 진단과 치료를 개선하려면 통풍이 여성에게도, 특히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에 대해 환자, 의료진,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 환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고혈압, 당뇨, 만성콩팥병 등 동반질환을 철저히 관리하고 생활습관 교육을 할 때 술이나 고기 섭취의 제한보다 액상과당이 함유된 음료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요산저하제 사용 시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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