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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가의 기적! K-조선, 캐나다 잠수함 수주하고 해양 패권 도전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도입 수주전 최종 결선 진출
경쟁 독일 TKMS에 비해 유리한 요소 보유 중
향후 캐나다 수주전 기반으로 타 지역 잠수함 수출 가능
잠수함 부품 공급 관련 업체들 수주전서 수혜
하재인 기자 2025-08-27 18:41:10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3 Batch-2 잠수함. 한화오션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인 마스가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한 국내 조선 업체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한화오션은 26일 캐나다 해군이 3,000톤급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사업의 최종 결선에 올랐다. HD현대중공업과 원팀으로 사업 수주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뤄낸 결과다. 최종 경쟁 상대는 독일의 티센크르루프 마린시스템즈(TKMS)다.

이번 최종 결선 진출에 때맞춰 이재명 대통령이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의 필리조선소를 방문했다. 필리조선소는 지난해 12월 한화그룹이 인수한 조선소로 마스가 그룹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필리조선소에서 미국 국가안보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의 명명식에 참석해 한미가 힘을 모아 마스가의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고 격려했다.

캐나다 사업의 수주도 성공할 경우 한화오션은 미국 내 선박 건조에 더해 잠수함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하게 된다.

2024년 11월 28일 밥콕 인터내셔널 그룹의 데이비드 락우드 총괄 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한화오션 대표이사 김희철 사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글로벌 함정 수출 시장 진출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한화오션

■ 한화오션, 수주전 유리한 고지 선점 

현재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 경쟁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경쟁 업체 대비 납기 능력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오션 측에서는 잠수함의 계약 체결 후 납품까지 기간을 6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TKMS는 5월달에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 2개에 대해 2040년까지 풀 캐파라고 말을 한 상황”이라며 “캐나다 해군이 2035년도까지 노후화된 잠수함 4척을 빨리 바꾸고 싶어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 납기 측면에서 한화오션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11월 한화오션이 영국 밥콕 인터내셔널그룹과 캐나다·폴란드 잠수함 수출 협력과 관련한 협약을 체결한 점도 유리한 요소다. 밥콕은 2008년부터 캐나다 잠수함 4척에 대한 유지보수 사업을 수행 중이다.

여기에 운영 측면에서도 한화오션이 TKMS에 비해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승한 연구원은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위치하고 캐나다도 잠수함 프로젝트 발표 당시 인도 태평양 전략을 많이 이야기했다”며 “서태평양 작전 능력을 갖춘 잠수함 모델이 선호될 수밖에 없고 TKMS는 북극해 측면에서 좀 더 적합한 업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모니카 나우타 조선소 코자키에비치 사장,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 사장, 마르친 링벨스키 PGZ SW 사장이 5월 28일 마덱스 전시회 부스에서 함정 건조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 다른 지역 잠수함 수출 가능성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의 성과를 통해 향후 다른 지역까지 잠수함 수출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수주전을 통해 프랑스 나발 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사브 등 유럽 방산업체들을 제치며 기술력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제안한 잠수함은 3,000톤급 '장보고-3 배치-2'다. 해당 잠수함은 공기가 필요 없는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해 3주 이상 수중 작전이 가능하다. 최대 1만2,900㎞를 운항할 수도 있다.

한승한 연구원은 “캐나다에 수주를 받았다는 건 기술력 측면에서 보증이 된다는 것”이라며 “향후 있을 다른 지역 잠수함이나 함정 프로젝트들에서도 해당 트랙 레코드를 기반으로 수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오션도 이번 캐나다 잠수함 수주 사업에 더해 폴란드와 중동 등에 대한 잠수함 수출 경쟁을 염두에 두고 있다. 폴란드의 경우 잠수함 ‘오르카 프로젝트’를 통해 잠수함 3척을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 규모는 최대 8조원에 달한다. 같은 나토 회원국인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이 해당 사업에서도 고려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현지시간 26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미국 필라델피아시의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선박 명명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화오션

■ 고부가가치 선박 다변화 꾀하는 한화오션

한화오션의 잠수함 수주전에서의 성과는 선종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한화오션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 중심의 선별 수주로 지난해 4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수선 사업에서도 미 해군 MRO 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의한 실적 개선도 지속 중이다. 올해 2분기 한화오션은 매출 3조2,941억원과 영업이익 3,7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9.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잠수함 수주전의 경우 단기간에 끝나는 사업이 아니기에 고부가가치 사업이 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슬롯이 전부 차버려 납기 측면의 강점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한화오션의 경우 미 해군 MRO 사업, 캐나다 잠수함, 폴란드 오르카 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하며 일부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특수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도산안창호함. 범한퓨얼셀

■ 잠수함 공급망 업체 수혜 가능성

한화오션이 캐나다 잠수함 수주 사업에서 선정될 경우 잠수함 부품을 공급하는 관련 업체들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실제 잠수함 공급망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한화오션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최종 결선 진출 소식이 알려지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잠수함 디젤엔진을 공급하는 STX엔진은 8월 27일 전날 대비 3.47% 오른 3만5,750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잠수함의 핵심 부품인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해 공급하는 범한퓨얼셀의 주가는 전일 대비 11.6%오른 2만400원을 기록했다.

한승한 연구원은 “잠수함 사업은 소프트웨어에 소나 등 워낙 공급망이 많기 때문에 분명한 수혜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연료전지 등에는 국내 제품을 사용하니 관련 업체들이 수혜를 보기는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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