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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기대 꺾인 엔터 4인방… 'K-팝 실적'으로 정면 돌파

한 달 새 JYP·하이브·YG·SM 동반 약세
中 공연 취소로 단기 모멘텀 위축
기관·외국인 매도, 투자심리도 냉각
증권가 “내년 BTS·빅뱅·트와이스 활동 본격”
“실적 성장 견조, 재평가 시점 온다”
정우성 기자 2025-10-17 16:56:37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진영 공동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4인방으로 불리는 JYP엔터테인먼트,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최근 동반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업종 전반의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했지만, 최근 중국 내 공연 취소와 불확실성이 겹치며 기대가 꺾인 탓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JYP는 최근 한 달간 4% 이상, 하이브와 YG 역시 각각 4~5% 하락했으며, SM은 같은 기간에만 15% 넘게 빠졌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엔터주가 소외되는 모습이 뚜렷해진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한 매도세도 뚜렷하다. 하이브의 경우 한 달간 기관이 1,300억 원대, 외국인이 600억 원대 순매도를 기록했고, JYP와 YG, SM 역시 모두 수백억 원 단위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시장의 우려는 한한령 변수에 집중돼 있다. 9월 중국 푸저우에서 예정됐던 케플러 공연, 하이난에서 열릴 예정이던 ‘드림콘서트’가 잇따라 무기한 연기되면서 중국 내 대규모 공연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에서 가시적인 변화가 확인되기 전까지 단기 모멘텀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가의 시각은 다소 다르다.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내년부터 실적 성장세가 오히려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리츠증권은 JYP에 대해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등 고연차 아티스트의 파급력을 주목하며 목표주가를 9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3분기 예상 매출은 2,300억 원대, 영업이익은 500억 원대로 각각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스트레이키즈의 정규 4집이 초동 300만 장을 돌파하며 음반·공연·MD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입증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트와이스 역시 북미와 유럽 투어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꾸준히 매출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민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5일 보고서에서 “지난 분기 대비 투어 매출은 줄었지만, 팝업 MD와 유럽 공연 관련 초과 수익, 스트레이키즈·트와이스 정규앨범 등의 판매량 증가로 수익성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브의 경우 단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을 6,500억 원대로 추정하며 전년 대비 23%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40% 넘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인 그룹 데뷔와 대형 프로젝트에 따른 비용 부담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내년은 완전히 다르다.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활동 재개, 세븐틴과 르세라핌 등 주요 아티스트의 글로벌 투어, 현지화 그룹의 수익화가 동시에 맞물리며 “업종 내 최선호주”라는 평가가 유지되고 있다.

김민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BTS 활동 재개, 신규 지식재산권(IP) 성장, 현지화 그룹 수익화 구간 진입 등 모멘텀(동력)이 풍부하다"며 "BTS 투어 일정 공개 시점까지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했다.

SM과 YG 역시 비슷한 국면이다. SM은 지난 한 달간 주가가 15% 넘게 빠지며 낙폭이 가장 컸지만, 내년 신인 그룹 라인업과 NCT, 에스파의 글로벌 활동 강화로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YG는 블랙핑크 재계약 이슈가 일단락된 이후 빅뱅 20주년 기념 프로젝트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중장기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엔터 4인방의 펀더멘털은 건재하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기획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은 6,100억 원을 웃돌며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순히 중국 변수에 기대지 않고도 음반·음원 판매, 글로벌 투어, MD, 라이선싱 등 다변화된 수익원이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년을 “K팝 역사상 가장 스케일이 큰 해”로 규정하며 “BTS 복귀와 빅뱅, 트와이스 등 간판 아티스트 활동이 본격화하는 시점부터 주가도 재평가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터주에 대한 단기 실망감은 있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밝은편이다. 주가 하락으로 누적됐던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3분기 실적 시즌을 기점으로 반등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심리적 부담이 조정을 거치며 완화됐다”며 “펀더멘털이 재확인되는 시점이 오면 주가도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한한령 해제라는 단기 테마가 흔들리더라도, 케이팝 IP와 글로벌 투어가 지탱하는 구조적 성장의 힘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된 메시지다.

엔터 4사의 경우 '한한령 해제' 기대감 약화와 단기적인 심리적 부담이지만,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투어, 음반/MD 판매 등 탄탄한 실적과 주요 아티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단기 조정 후 탄력적인 움직일을 보일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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