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세 충격 흡수?… 환율 급등에 미소 짓는 수출기업들
2025-10-14

인적 분할 철회 후 주가가 급등했던 하나마이크론과 파마리서치 사례와 달리 삼양홀딩스는 인적 분할을 발표한 후 주가가 상승해 분할에 반대한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 주목을 받고 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15일, 삼양홀딩스 인적 분할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 취지에 부합 한다며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바이오주는 장기적으로 미래 가치가 반영된 것이 시장 형성 가격이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다”며 “그러나 삼양홀딩스에 묻힌 가치가 PBR 0.3배 수준이라 청산가치보다 못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인적 분할”이라며 “자사주 소각을 병행해야 한다” 라고 강조했다.
삼양홀딩스의 인적 분할은 바이오팜 그룹을 자회사로 떼어내 독립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21년 4월 삼양바이오팜을 흡수합병한 후 다시 분리하는 것이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인적 분할은 지주사에 있던 바이오팜 사업이 지주사를 벗어나 조금 더 가치를 인정받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 삼양홀딩스 오너 일가 자회사 지배력 강화 긍정 평가
삼양홀딩스는 14일, 서울 종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삼양바이오팜은 4년 7개월만에 신설법인으로 재출범한다. 존속법인인 삼양그룹은 지주사로서 경영관리와 투자 기능에 집중하게 된다.
특히 삼양바이오팜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점이다.
삼양그룹은 삼양홀딩스를 중심으로 가족경영 체제를 오랫동안 이어 왔다. 이에 삼양홀딩스 최대주주인 김원 부회장의 지분율은 6.13%에 그치지만, 친인척 30명이 다수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양홀딩스 특수관계인에 삼양그룹 재단법인인 수당재단(3.13%)과 양영재단(5.18%), 이준영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몫까지 합치면, 대주주 지분현황에 포함되는 지분율은 47.22%다.
다음달 분할 후에도 삼양홀딩스에 대한 최대주주 지분율은 47.22%로 유지되지만, 신설되는 삼양바이오팜에 대한 최대주주 지분율은 52.39%로 5.17%p 증가한다.
인적분할 방식을 통해 삼양홀딩스 주주가 기존법인과 신설법인 주식을 지분율에 비례해 나눠 갖기 때문이다.
회사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분할 비율은 삼양홀딩스 0.904대 삼양바이오팜 0.096이다.
이에 김원 부회장이 가진 삼양바이오팜 지분은 6.13%→6.80%,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은 5.60%→6.21%, 김윤 회장은 4.02%→4.46%, 김량 부회장은 3.79%→4.20% 등 소폭 상승한다.
삼양바이오팜의 오너 지배력을 높인점은 삼양바이오팜의 재무·영업 정책을 빠르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지분을 50%를 초과 보유한 주주는 과점주주에 올라 법인이 체납한 국세에 대해 2차 납부의무가 발생하게 된다.
■ 사업강화 보다 승계 위한 자금 마련 의혹 제기
하지만 삼양홀딩스의 인적 분할에 대해 한켠에선 승계 작업을 위한 자금 마련 차원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삼양바이오팜이 상장해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이같은 시장의 우려에 대해 “전혀 관련이 없다”라고 못박았다.
또 인적 분할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경우 증여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주주가치 훼손 우려도 제기된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기존 삼양홀딩스 주주가 주식을 가지고 있는 만큼 바이오팜의 주식을 새로 받는 것이고, 별도 인풋이나 수입이 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주가치 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라고 반박했다.
통상 인적 분할은 자산가치나 순자산 비율을 고려해 지주사와 사업회사 간 비율이 4대6에서 5대5 수준에서 결정된다.
파마리서치홀딩스의 경우 파마리서치와의 인적 분할 비율이 75% 수준으로 지주사 가치가 더 높게 산정되면서 대주주가 지배력을 강화하고, 일반 주주는 소외되는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돼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인적 분할을 철회한 뒤 주가가 급등했던 파마리서치와 하나마이크론과 달리 삼양홀딩스의 주가는 인적 분할을 발표하고 되레 급등했다. 인적 분할이 승계보다는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인적분할의 목적이 주주가치의 제고라면 그 정합성을 담보하기 위해 보유 자사주의 전량 소각이 병행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자사주 전량 소각 없이 주주가치 제고를 주장하는 것은 투자자 보호 원칙에 반하고, 투자자를 오도할 소지가 크다”라고 뼈있는 일침을 가했다.
■ 삼양바이오팜, 실적으로 증명해야 진정성 인정
삼양바이오팜은 이번 신설·분할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 ▲CDMO 전문성 강화 ▲mRNA 전달체 연구개발 등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삼양바이오팜은 mRNA 전달체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인다. 삼양 고유의 유전자 전달 기술 플랫폼(DDS)인 SENS를 통해서다. SENS는 mRNA 같은 핵산 기반 치료제나 유전자 교정 약물을 인간 특정 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약물 전달 기술이다.
체내에서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성 고분자를 사용해 혈중 안정성은 물론, 높은 안전성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에 삼양은 2024년 말 에스티팜 전 대표였던 김경진 사장을 영입해 삼양바이오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수석연구원을 거쳐 에스티팜에서 합성1연구부장, 연구소장, 대표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연구개발은 물론 전문 경영인으로서도 우수한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양바이오팜이 김경진 신임 대표이사 영입과 맞물려 mRNA 전달체 연구개발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와 실적을 증명해야만 이번 신설·분할의 진정성과 성공 가능성을 시장에서 최종 인정받을 수 있다.
한편, 삼양바이오팜은 내달 1일 분할기일이며 2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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