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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산먼지 주범’ 마사토 학교운동장 느는데…관리는 미흡

경도내 2천200여곳 학생 폐질환 위험...도교육청 “관계 부서와 대책 협의”
한수진 경기일보 기자 2023-12-01 10:47:33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예방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구리시가 지역내 한 초등학교에 친환경 먼지억제제를 살포하고 있다. /구리시 제공

자연친화를 표방하며 경기도내 학교에 마사토(흙) 운동장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후 관리 대책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사토 운동장은 비산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는 데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비산먼지에 더욱 취약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3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도내 2천500여개 초·중·고·특수학교에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2천200여개(농구장·족구장·트랙 등 운동장별 별도 집계)의 마사토 운동장이 있다. 이밖에 탄성포장재(우레탄) 운동장 611개, 인조잔디 운동장 322개, 천연잔디 운동장 77개 등이다.

흙먼지가 나지 않고 학생들의 부상 위험이 적다는 등의 이유로 많이 설치됐던 우레탄 운동장은 중금속의 유해성 기준치 초과 등을 이유로 다시 마사토 운동장으로 교체됐다.

마사토 운동장은 관리 비용이 적게 들고, 물이 잘 빠지는 장점이 있어 학교 운동장 조성에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조성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마모가 심해지면서 비산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사후 관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운동장을 주로 사용하는 대상은 어린 아이들인데, 아이들은 성인보다 호흡률이 2~3배 많아 비산먼지 등 미세먼지에 더욱 취약하다.

하지만 도교육청이 시행 중인 별도의 마사토 운동장 비산먼지 관리 대책은 없다. 주기적으로 각 학교 운동장에 대한 유해성검사를 하고 있지만 중금속 함량,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 차원에선 지난 2017~2019년 마사토 운동장, 비포장도로 등에 대한 비산먼지 저감사업을 추진하면서 남양주 지역 5개 초등학교 흙 운동장에 친환경 먼지억제제를 살포하기도 했지만, 2020년도 이후로는 이마저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 차원에서 하고 있는 별도의 관련 사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지자체가 학교 운동장 비산먼지를 줄이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최근 구리시는 흙 운동장이 있는 지역내 8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친환경 먼지억제제를 살포하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예방 사업’을 펼쳤다. 사업 대상이었던 한 학교는 PM10(미세먼지) 농도(µg/㎥)가 70.1에서 15.1로, PM2.5(초미세먼지) 농도가 43.1에서 9.9까지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이근원 아주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조성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마사토 운동장은 풍화 작용을 거쳐 미세먼지의 원인이 된다”면서 “작은 입자의 마사토를 흡입하게 되면 30~50년 후에 진폐증 등 각종 폐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이 이 먼지를 흡입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담당 부서간의 경계가 모호해 현재까지 별도의 사업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관계 부서 간의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경기일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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