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한국 '환율 관찰 대상국' 재지정
2025-06-06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 경제가 부채, 인구, 기술 등 구조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답습할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5일 ‘일본 경제로부터 되새겨볼 교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가 여러 분야에서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부채는 2023년 207.4%로, 일본 버블기 최고 수준(1994년의 214.2%)에 가까워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일본은 버블 붕괴 후 자산시장과 연계된 부채가 연쇄 부실화하면서 은행 위기로 이어졌고,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부동산업이나 좀비기업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자원배분 왜곡이 발생한 경험이 있다.

저출산·고령화 양상도 한·일이 비슷하다.
일본은 버블 붕괴 시기부터 출산율 저하와 급속한 고령화로 노동 투입이 줄어 잠재성장률이 하락했고, 저성장 우려로 물가가 떨어졌다. 디지털 전환 지연으로 생산성 개선도 지연됐다.
일본이 만일 인구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 2010년부터 인구가 줄지 않았다면 2010~2024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0.6%포인트(p)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생산연령인구는 2017년, 총인구는 2020년을 각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일본보다 빠른 속도라고 한은은 짚었다.
한은은 “정밀한 거시건전성 규제 운용, 통화정책과의 공조 강화, 가계부채 관리 기조 견지, 신속·과감한 구조조정 등으로 부채 비율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휴 인력의 생산 참여 확대, 혁신 지향적 교육 투자 강화 등으로 노동력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확충해 나가야 한다”며 “외국인 노동력을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고, 출산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은은 또 우리나라가 기존의 성공 전략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강력한 성공 경험이 오히려 구조 개혁을 추진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에도 기존 수직 계열화와 선진국 중심의 시장 전략을 지속해 한때 세계 1위를 넘보던 산업 경쟁력과 국내 생산 기반이 약화했다.
한은은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첨단산업 육성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고부가가치 서비스 수출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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