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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간에 ‘정원’ 입히는 건설사…재산증식 아닌 ‘힐링공간’으로

권태욱 기자 2025-07-23 07:00:03
현대건설의 ‘정원이 속삭이다(Garden Whispers)’모습. 현대건설

건설사들이 아파트 공간에 정원을 입히고 있다.

재산증식을 위한 수단의 아파트가 아닌 입주민들의 삶을 더 편리하고 치유와 힐링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성균관대와 공동으로 ‘정원이 속삭이다(Garden Whispers)’라는 정원을 선보였다.

■현대건설 ‘정원이 속삭이다’
英 왕립정원축제 업계 첫메달

‘정원이 속삭이다’는 최혜영 성균관대학교 교수와 현대건설 최연길 책임이 함께 작업한 작품이다. 다양한 높이로 배치된 하얀색 기둥을 통해 자연의 시적인 풍경으로 초대하는 듯한 이 정원은 바람결을 따라 리듬감 있게 물결치는 입체적인 실루엣 안쪽에 고요한 휴게공간과 생동감 넘치는 초화류(herbaceous flowers)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정원의 포장, 의자 등 일부에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3D 프린팅 기술이 적용돼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했다. 

‘정원이 속삭이다’는 이달 영국에서 열린 세계 최고 가든쇼 ‘RHS 플라워쇼 웬트워스 우드하우스 2025’에서 실버길트 메달을 수상했다. 

영국 왕립원예협회(RHS) 주관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본선에 4개 부문 31개 작품이 올랐다. 현대건설이 받은 실버길트 메달은 금상과 은상의 중간 단계다. 국내 건설사 중 RHS 플라워쇼에서 메달을 수상한 사례는 현대건설이 처음이다.  

최연길 현대건설 책임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입주민의 생활에 여유와 활력을 전하려는 진심이 유럽인의 감성에도 울림을 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상작 ‘정원이 속삭이다’를 내년 준공 예정인 디에이치 방배 현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그린바이그루브(GREEN X GROOVE)’ 모습. 롯데건설

■롯데건설 ‘그린바이그루브’ 정원 공개
‘천안롯데캐슬 더 청당’ 적용…첫 자연정원

롯데건설은 조경 브랜드 ‘그린바이그루브(GREEN X GROOVE)’의 철학을 해석한 정원 디자인을 ‘천안 롯데캐슬 더 청당’에 처음 선보였다. 

그린바이그루브는 2022년 선보인 롯데건설의 조경 브랜드다. 일상 속에서 삶의 영감을 전달하는 ‘인스파이어링 어라운드(Inspiring Around)’의 공간 콘셉트 아래 휴식과 치유라는 조경의 근본적인 기능과 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롯데건설은 이번에 선보인 정원이 ‘순수한 자연과의 조우(Communication in Fine Nature)’를 콘셉트로 그린바이그루브만의 조경 철학과 정체성을 정원의 언어로 담아낸 공간 브랜딩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깊은 계곡의 숲과 뜰로 쏟아지는 빛의 경관을 담은 자연을 이번 정원에 그려냈다.

특히 정원 중앙에 배치된 수경시설은 곡선미와 리듬감 있는 레이어링(layering) 을 활용해 빛, 물, 바위라는 순수한 자연을 재해석하고 정원에 입체감을 더했다.  

롯데건설 디자인연구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준 높은 정원과 조경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할 다양한 조경 상품을 개발해 점차적으로 단지에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루프탑 정원 ‘더 피크 가든’ 모습. 삼성물산

■삼성물산, 개포우성7차에 하이엔드 조경 제안 
루프탑 정원 더 피크 가든·4가지 테마숲 등 조성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강남 개포우성7차 재건축 단지에 대형 하이엔드 조경시설을 만든다.
단지명 ‘래미안 루미원’ 중심을 가로지르는 약 1만㎡(3천평) 규모의 초대형 중앙광장 ‘파라마운트 밸리’를 조경 설계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단지 주동 사이를 흐르는 계곡을 형상화해 도시와 자연이 맞닿는 경계에서 숲과 폭포가 조화를 이루는 랜드마크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광장 중심에는 수령 300년 느티나무를 상징목으로 심고 단지 전체를 감싸는 ‘슈프림 포레스트’는 계절에 따라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4가지 테마숲과 총길이 3.5㎞의 순환 산책로를 조성하고 모든 동에는 루프탑 정원 ‘더 피크 가든’과 필로티 가든 ‘헤일로 코브’를 배치한다. 

삼성물산 래미안의 조경은 조경분야 세계 최고의 상인 세계조경가협회(IFLA) 국내 최다 수상(13회)과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석권 등으로 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 부사장은 “개포우성7차에 제안한 조경은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을 자연 속 감동으로 확장하는 시도”라며 “웅장한 자연에서 만나는 감동을 매일의 일상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주거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더 스퀘어(THE SQUARE) 270’ 이미지. HDC현대산업개발


■HDC현산,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와 협업
방배신삼호에 ‘더 스퀘어 270’ 조경 특화

HDC현대산업개발은 세계적인 조경 특화 역량을 보유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원베일리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조경을 선보인다. 용산정비창에 이어 방배신삼호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조경 커뮤니티 공간을 꾸민다.

세부 계획에 따르면 단지를 가로지르는 325m에 달하는 회랑형 산책로는 단순한 통행 공간을 넘어 조경, 예술, 건축이 결합된 갤러리로 조성한다.  

또 입주민 커뮤니티 중심에는 최고급 호텔 수준의 조경을 갖춘 ‘루미에르 가든’을 배치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조경 하나만으로도 단지의 미적 완성도와 입주민의 삶의 질, 단지의 가치와 정체성까지도 높이는 전략이 실제로 어떤 성과를 낼지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업계 전문가는 “이제는 아파트가 투기 대상이 아닌, 삶의 터전이 되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자연과 함께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인지 꾸준히 연구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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