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의 노사가 창사 이래 최대 성과를 달성한 후 성과급 배분 문제로 벼랑끝 대결로 치닫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사는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10차례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초과 이익 달성시 구성원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급 지급 방식에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매출 66조1,926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으로 역대 최대을 달성했다.
HBM과 eSSE 등 AI 메모리 판매 확대가 주요 요인이다.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월 기준급 1,500%와 자사주 30주를 지급했지만 노조는 반발했다.
이에 사측은 지급률을 1,700%로 상향하고 남은 성과급 재원 중 50%는 구성원에게 연금 및 적금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와 달리 노조는 사측이 2021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한만큼 상한선 없는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성과급 지급 방식을 두고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SK하이닉스 노조는 이달 6일 충북 청주3캠퍼스에서 창사 이래 첫 1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같은 달 12일에는 SK하이닉스 이천 수펙스센터에서 2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노사 간 갈등이 지속될 경우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노사 협의가 휴식기에 들어갔지만 노조 측과의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 금호타이어, 광주공자 화재 악재 속 노사 합의
올해 악재가 발생했던 금호타이어와 현대제철 등도 노사 갈등을 겪었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최근 노사 간 합의를 해 갈등을 수습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올해 5월 18일 발생한 광주공장 화재라는 악재가 발생했다. 해당 공장은 금호타이어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시설로 국내 완성차 5개사에 타이어를 공급했다.
이에 금호타이어 노사는 신공장 건설 로드맵을 논의했지만 사측의 대책이 미온적이라는 노조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국내 공장 축소 반대와 고용 보장 조치 등을 요구하며 1인 피켓 시위 및 결의대회 진행 등으로 사측을 압박했다.
이에 지난달 30일 금호타이어 노사는 광주공장 재건에 대한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구성원의 고용보장을 전제로 광주공장 가동 및 신공장 이전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 현대제철, 실적 부진 지속 포항공장 노사 갈등 봉합
현대제철도 포항2공장 생산 중단 및 포항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과 관련해 노사 간 갈등이 이어졌다. 당시 현대제철은 실적 부진 지속과 미국 철강 관세 50%라는 악재에 직면한 상태였다.
지난해 현대제철 매출은 23조2,2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94억원으로 80% 줄었다. 건설 경기 침체, 중국 저가 철강 공세, 전력 요금 인상 등의 요인이 발생한 결과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대제철은 업황 악화를 이유로 중기사업부 매각을 결정했다. 포항2공장에 대한 휴업 조치도 휴업 결정 철회 6개월만에 재단행했다. 이에 현대제철 노조는 1인 피켓 시위와 결의대회를 진행하며 사측 결정에 반발했다.
대치를 이어가던 현대제철 노사는 이번달 8일 포항2공장 생산 중단과 중기사업부 매각에 대해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공장 휴업과 사업부 매각 결정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고용 보장과 매각 대금의 포항공장 재투자가 이뤄지게 된다.
금호타이어와 현대제철의 노사 갈등이 심화되면서도 서로 간에 합의에 도달한만큼 SK하이닉스 노사도 갈등을 봉합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휴식기에 들어간 상태로 조만간 만나서 하루 빨리 협의 하려 한다”며 “노조와 대화를 지속해 원만하게 합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노사전문가들은 이번 SK하이닉스 노사 갈등은 성과급 기준에 대한 입장 차이뿐만 아니라, 약속 이행에 대한 신뢰 문제때문에 골이 깊어졌다면서 서로의 입장을 경청하고,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노사 양측이 '영업이익 10% 재원'이라는 기준에 얽매이기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새 기준을 마련하는 길이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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