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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AI에 소형 원전이 해법”…대통령 “차세대 원전 관심 많아”

李 대통령과 접견...글로벌 보건 협력 등 모색
국회 방문 공적개발원조에 한국 적극 참여 당부
기자간담회 통해 '원전' 강조...최태원 SK 회장과 바이오 논의
조시현 기자 2025-08-21 22:40:21
3년만에 방한한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3년 만에 한국을 다시 방문했다.

이번 방한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이사장은 글로벌 보건 협력과 백신, 인공지능(AI) 개발 등의 주제로 정치인과 기업인을 차례로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게이츠 재단은 '모든 생명이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All Lives Have Equal Value)'를 기치로, 보건의료 체계 강화를 통한 개발도상국 시민의 건강 증진, 그리고 극도의 빈곤 퇴치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설립 이래 107조 원의 기여 금액으로 135개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방한 2일째인 21일, 빌 게이츠 이사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만나 관련 분야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이사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 대통령, 빌 게이츠 이사장 접견...보건 협력 & SMR 등 의견 나눠

이 대통령은 이날 빌 게이츠 이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보건 협력과 AI 미래산업,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사업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빌 게이츠 이사장께서는 저도 매일 쓰는 윈도우를 개발해서 모든 세상 사람들이 창문을 통해서 세상을 볼 수 있게 했다”며 “세상 사람들이 모두 창문을 가지게 됐다”고 인사했다.

이어 “이제는 백신 개발이나 또는 친환경 발전 시설 개발로 인류를 위한 새로운 공공재 개발에 나서셨는데, 참 존경스럽다”며 “지구와 지구인 전체를 위한 그런 공공적 활동에 대해서 경의를 표하고, 대한민국 정부도 함께할 방법을 최대한 찾아보겠다”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이렇게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에 대해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하고, 좋게 생각한다”며 “특히 행정부 초기에 대통령을 만나 뵙게 되어서 기쁘게 생각하고, 대통령의 기본적인 배경에 대해서 굉장히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어 “전 세계가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지정학적인 변화도 있었고, AI와 같은 기술적인 변화도 있었다”며 “따라서 지금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전략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한국이 이러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의 바이오사이언스 제품들은 경이로운 수준”이라며 “IVI(국제백신연구소)의 연구부터 시작해서 SD바이오, SK, LG, 유바이오로직스까지 10년 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작았던 한국의 이 산업들이 너무나 크고 중요한 산업으로 발전을 했다”고 극찬했다.

이어 “저는 이러한 기업들의 제품을 사용하고, 직접 다룰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특히 코로나 백신이나 진단기기 등이 좋은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고, 이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슬기롭게 잘 대화하겠다”고 화답했다.

이후 이 대통령과 빌 게이츠 이사장은 비공식 접견을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장실에서 환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 우원식 국회의장 만난 빌 게이츠...“ODA 예산 배 이상 늘려야” 

빌 게이츠 이사장은 이 대통령 접견 후 여의도 국회로 이동해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등에 대해 논의했다.

우 의장은 “기술로 세상을 연결하고, 또 기후로 세상을 변화하는 이사장님의 리더십이 우리 모두에 큰 영감 준다”며 “오늘 국회에서 직접 뵙게 돼 매우 뜻깊다”고 환영 인사를 전했다.

그는 “기후변화, 신종 감염병은 기존 보건 체계로는 더이상 대응 부족하단 것을 분명히 했고 세계적 연대 필요한 시점이란 필요성 일깨워주고 있다”며 “이런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국제기구, 정부, 시민사회가 함께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이번 방문 기간 많은 민간 기관과 만남을 가지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바이오 사이언스 분야에서 한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저희는 한국 기업에 4억 달러 정도를 투자했다. 특히 국제 백신연구소 같은 경우 2000년부터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조 예산의 목표가 무엇인지 돌아볼 때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같은 경우 정부 예산의 1%가 안되는 금액을 원조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는 전체 GDP의 0.3%도 안되는 금액으로 앞으로 이런 예산이 증액돼 이상적인 수준인 0.7%까지 형성되기를 기원한다”고 제언했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안타깝게도 이런 원조 자금이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며 “저는 이에 대한 일환으로 모든 자산을 기여하기로 결정했고, 우리 재단의 경우 매우 적은 예산으로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계속 다자기관에 대해 지원한다면 우리도 많은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또한 한국의 많은 기업이 참여해 전 세계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데 큰 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우 의장은 “대한민국 역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국회도 여야를 막론하고 ODA를 확대하고 국제 보건 협력을 위한 초당적 의지가 확고한 만큼 앞으로 실질적 정책을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한국의 글로벌 보건 기여와 리더십’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은 빌 게이츠 이사장에게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빌 게이츠 이사장은 “한국의 파트너십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함께 보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APEC 정상회의 참석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국회 방문 이후 기자간담회를 가진 빌 게이츠 이사장은 원전을 강조했다.

앞서 2006년 ‘테라파워’라는 미래형 원자력 프로젝트를 시작한 바 있는 빌 게이츠 이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궁긍적으로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탄소 없는 전력을 생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기자들에게 “‘테라파워’를 설립한 이후 핵분열 다루는 HD현대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해왔다”며 “저렴한 친환경 전력을 만들기 위한 산업을 성장시키고 한국이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도 재단 사무실을 만들 계획”이라며, “2년에서 3년마다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한국에 오면 늘 좋다”고 방한에 대한 감정을 밝혔다.

향후 빌 게이츠 이사장이 한국 재단 사무실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과 펼쳐나갈 글로벌 협력 사업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게이츠 재단 주요 관계자들이 미팅을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윤현준 SK바이오사이언스 BD1실장, 이자벨 토레스 게이츠 재단 수석 고문, 트레버 문델 게이츠 재단 글로벌 헬스 부문 대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카라 카루바 게이츠 재단 글로벌 헬스 부문 부국장, 박진선 SK바이오사이언스 마케팅&사업개발본부장). 연합뉴스

■ 빌 게이츠, 최태원 SK그룹 회장 회동...원전·바이오 등 협력 논의

빌 게이츠 이사장은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비공개로 만났다. 

두 사람은 백신 연구개발과 제약·바이오 협력 확대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게이츠 재단의 트레버 먼델(Trevor Mundel) 글로벌 헬스 부문 대표를 비롯한 재단 핵심 관계자들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과 만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게이츠재단이 설립한 국제백신연구소(IVI)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게이츠 재단은 전날(20일) 미팅을 통해 양 기관 간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재확인하고 현재 진행 중인 백신 개발 및 글로벌 공중보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향후 상호 협력 범위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게이츠 재단 측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진행 중인 넥스트 팬데믹 대비 백신 개발을 포함한 차세대 예방 의약품 연구개발 과제를 중심으로 확장된 협력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게이츠 재단은 지난 2013년부터 장티푸스, 소아장염 등 다양한 백신 개발 및 항바이러스 예방 솔루션 등 여러 과제를 통해 글로벌 공중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22년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한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은 양 기관의 성공적인 협력 사례로, 빌 게이츠 이사장과 트레버 먼델 글로벌 헬스 부문 대표가 그해 한국을 방한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창원 부회장 등과 개별 만남을 가진 바 있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 기업과 협력을 통해 저소득 국가에 백신 보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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