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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GA ‘햇볕 드는’ 조선 기자재株… 동성화인택 등 실적 두각

조선 부품주, 하반기 실적 호전 바탕 ‘인기몰이’
선박 보냉제 제조업체 ‘동성화인텍’ 부품 대장주 부상
생산 설비 투자 나선 조선업 엔진 대장주 ‘한화엔진’
영업이익률 높은 엔진 분야 숨은 강자 ‘HD현대마린엔진’′′
조시현 기자 2025-09-01 17:08:35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 모습. 한화오션 제공

한미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로 꼽히는 ‘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협력 기대감이 조선업계에 훈풍을 불러오며, 중소형주와 기자재 관련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에서는 한화엔진(16.28%), HD현대마린엔진(9.13%) 등 엔진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성화인텍 CI. 홈페이지

■ 조선 관련 부품 기업의 대장주 ‘동성화인텍’

지난달 14일 모건스탠리 계열 자산운용사(모건스탠리 앤 씨오 인터내셔널 피엘씨)가 동성화인텍의 지분 5.42%를 보유하며 2대 주주로 등극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이같은 모건스탠리의 지분 확대는 외국계 자본의 국내 조선기자재 기업 투자 확대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투자계의 큰손인 모건스탠리가 움직인 배경에는 동성화인텍의 놀라운 성장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동성화인텍은 2017년 1000억원대에 불과하던 수주잔고를 2조원 이상까지 키우면서 눈부신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동성화인텍의 2분기 매출액은 19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2% 증가했고, 전 분기 대비로는 12.2% 늘었다”며 “영업이익은 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3%, 전 분기 대비 35.1% 증가했다”고 설명헀다.

엄 연구원은 “동성화인텍은 수주잔고가 매출로 이어지는 실적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시작했다”며 “역대 최대 실적의 수주잔고를 보유했기 때문에 올해 매출액 성장률 25.6%, 영업이익률은 9.2%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2분기 영업이익률 개선 폭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데 주목했다. 1분기 7.3%에서 2분기 8.8%까지 향상됐다. 업체마다 재고 투입의 시간적 차이는 있지만 MDI 가격이 안정화와 전사의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역행하지는 않으리라고 판단했다.

이어 “동종 업계 대비 다소 저평가돼 있는 부분이 오히려 매력이 될 수 있다”며 “하반기 이후 내년에 갈수록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동성화인텍 앞에는 마스가 프로젝트와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 및 북극항로 개척 등 많은 사업들이 기다리고 있어 향후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부품 대장주 지위는 당분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엔진 CI. 홈페이지

■ 조선업 엔진 대장주 ‘한화엔진’...생산설비 투자 나서

선박 수주가 늘어나면서 선박 엔진 업체들의 실적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엔진 제조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평균 100%를 넘기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탄소배출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저탄소 엔진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한화엔진의 가동률은 104.2%로 100% 선을 웃돌았고, HD현대마린엔진의 선박용 엔진 가동률도 90.86%로 나타났다.

특히, 한화엔진의 가동률이 100%를 넘긴 것은 최근 5년 만에 처음이다. 2021년 60%에 불과했던 가동률이 조선업 슈퍼사이클을 맞아 이듬해부턴 3년 연속 90%대를 기록했고 올해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다. 

한화엔진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81.4% 증가한 338억 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지난달 주식시장 마지막 거래일에서 한화엔진은 16% 넘게 급등하며 시총 4조원에 육박했다.

이날 한화엔진이 급등한 이유는 한화엔진이 세계 최초로 차세대 친환경 이중연료 엔진인 5X72DF-2.2 엔진의 첫 출하를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보인 X-DF엔진은 액화천연가스(LNG)와 디젤을 혼합 연료로 사용 가능한 이중연료(DF) 엔진으로, VCR 기술이 적용된 것은 LNG 운반선용으로는 세계 최초 사례다.

엄경아 연구원은 “중장기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가 내년 3분기까지 이어질 예정”이라며 “생산능력 확장성 부족 이슈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화엔진은 현재 창원 본사 사업장 생산설비 신설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6년 9월까지 802억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설비 투자까지 적극 나선 한화엔진. 관련업계 대장주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마린엔진 CI. 홈페이지

■ 영업이익률 높은 엔진 분야 숨은 강자 ‘HD현대마린엔진’
조선업 호황이 선박 엔진 수요 확대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또다른 엔진 기업인 ‘HD현대마린엔진’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HD현대마린엔진(18.5%)이 한화엔진(8.7%)보다 훨씬 더 좋았다.

이같은 실적 모멘텀의 배경으로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가 꼽힌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2027년부터 선박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를 측정한 뒤 2028년부터 연료 종류와 배출량에 따라 탄소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NG·메탄올·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기반 이중연료 엔진 발주가 늘고 있다. LNG 이중연료(DF) 추진 엔진은 영업이익률이 기본형 디젤 추진 엔진(10% 안팎)보다 약 5%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조선업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중국 역시 국산 엔진에 의존할 정도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된 선박엔진은 9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32% 늘었다. 

HD현대마린엔진 상반기 매출의 47%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엔진에 대한 신뢰도를 이미 갖고 있는 선주들이 선체는 다른 나라 조선사에 맡기더라도 엔진은 국산을 찾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또, “글로벌 선박 엔진 시장에서 최상위 지위를 가진 국내 업체들이 마스가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기술협력, 숙련 인력 양성, 공급망 재건 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선 업종 내 순환매 움직임에 대형주 대비 소형주, 기자재 종목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은 투자 기간이 짧은 투자자들에게 셀온(sell-on·호재 속 차익실현 매도)해야 하는 이벤트라는 시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한국의 역할이 구체화하는 시점이 뒤로 미뤄졌으며, 단기간 내 미국이 조선업 재건을 직접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게 돼 한국의 역할이 더 많아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내 조선업계의 수혜가 구체화하는 시점까지 긍정적인 투자 시각을 유지해도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처럼 국내 조선 관련 업계는 기술적 우위와 한미 조선 협력 기회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에 불어오는 훈풍은 단기적인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투자를 고려한다면 기업의 본질 가치와 성장 실적을 꼼꼼하게 분석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인기 품목은 언제나 변화 가능한 만큼 기업의 펀더멘탈과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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