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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700명 '검은 옷' 분노 표출...“금감원 역사상 최악”

이현정 기자 2025-09-09 16:45:15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원과 직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로비에서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직원들이 검은옷을 입고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반대를 외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로비에 검은색 옷과 마스크를 쓴 직원 700여명이 집결했다.  이들은 '금소원 분리 철회하라', '공공기관 지정 철회하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시위는 오전 8시에 시작해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로비에 들어서지 못한 직원들은 2층과 3층에 모여 함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직원들은 조직 개편 당사자인 금감원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방안이라며,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냈다.
 
확정된 정부 조직개편안에는 금융위원회를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로 재편하고, 금감위 산하에 금감원과 금소원을 공공기관으로 두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예기치 못하게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며 정부 통제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직원들 사이에 동요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금감원 직원들은 "우리의 의견이 이번 조직개편에 단 한 줄이라도 반영됐느냐 또 국정기획위원회의 취지가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감독 독립성 강화였는데 이번 조직개편안이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이냐"라고 크게 반발했다.

또  다른 직원들도 “은행, 보험,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날 때처럼 저희도 만나서 의견을 들어 달라”라고 말한 뒤 "공공기관 지정으로 인한 지방 이전 가능성과 처우 악화, 전문직 등 내부 인력 이탈 우려와 변호사·공인회계사 등 전문직 직원들의 '엑소더스'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금감원 직원들의 피켓시위를 뒤로 한 채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원들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이세훈 수석부원장 등 현 임원진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고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조직개편안 관련 설명에 나서서 유감을 표하면서도 직원들을 자제시켰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집회가 시작할 무렵 출근을 하다 직원들과 마주쳤지만 말없이 지나쳐 출근했다. 이 원장은 조직개편과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공공기관 지정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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