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선도하는 '경제 나침반'

9.5만 전자 vs 41만 닉스, 장밋빛 전망…투자자 선택 '이것'에 달렸다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 회복 속 안정·성장 뚜렷
투자자들, ‘안정 vs 성장’ 성향 따라 판단
향후 메모리 가격과 AI 수요가 향방 가를 핵심 변수
정우성 기자 2025-09-12 17:20:41


훈풍을 맞고 있지만 돛의 방향은 달랐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반등과 AI 열풍이라는 '쌍끌이 호재'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별화 전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 삼성전자, 52주 신고가 돌파하며 안정성·밸류 매력 부각

12일 한국거래소에서 삼성전자는 52주 신고가 수준까지 치솟으며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꼽히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일보다 7.00% 오른 32만8500원에, 삼성전자는 2.72% 상승한 7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 역시 1.54% 오른 3395.54포인트로 마감하며 3400선을 눈 앞에 뒀다.

삼성증권은 KB증권 등 6개 증권사가 목표 주가를 9만원 이상으로 제시한 상태다. 가장 높은 목표가는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0일 제시한 9만5000원이다.

증권사들은 D램 수요 회복과 AI 관련 고성능 메모리 수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공급망 네트워크를 갖춘 점에서 안정성이 부각된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중국 수요 불확실성, 공급과잉 우려, 환율 변동성 같은 변수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단기 리스크로 꼽힌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은 범용 디램과 낸드 역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면서 "HBM 수요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함과 동시에 범용 디램과 낸 드 ASP가 상승해 메모리 섹터 전반으로 관련 기업 실적과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 최선호주로 삼성전자를 꼽은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에서 "2026년 HBM 뿐 아니라 범용 D램 공급까지 타이트해지며 내년 하반기에는 전반적인 D램 시장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면서 "범용 D램과 HBM4의 풍부한 생산능력을 확보한 삼성전자는 내년 D램 공급 부족의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 경쟁력으로 고성장 스토리 강화

반면 SK하이닉스는 실적 측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역시 한국투자증권이 41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6개 증권사가 목표 주가를 36만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채민숙 연구원은 "섹터 내 최선호주는 SK하이닉스"라면서 "삼성전자는 섹터 내 차선호주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고,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의 압도적인 경쟁력이 실적 호조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4 양산 체제에 돌입하며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중장기 성장성이 돋보인다. 그러나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데 따른 부담이 존재하고,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가 잦아 단기적으로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HBM 시장에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경우 가격 프리미엄이 약화돼 수익성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리스크 요인이다.

▲SK하이닉스

■ PER·PBR·ROE 지표에서 두 기업 간 대비 선명

PER(주가수익비율)을 비교해보면 SK하이닉스는 반기 말 실적 기준 8.24배, 삼성전자는 16.75로 나타났다. PER은 기업의 주가가 이익에 비해 얼마나 비싼지 혹은 싼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순이익에 비해 삼성전자 주가가 SK하이닉스에 비해 2배 고평가 됐다는 의미다. PER이 높다는 것은 시장이 해당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고평가 논란’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PBR(주가순자산비율) 측면에서는 SK하이닉스가 2.59배, 삼성전자가 1.29배로 PER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PBR은 기업의 주가가 장부가치, 즉 순자산 대비 어느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금융권이나 경기민감 업종은 낮은 PBR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성장 산업일수록 PBR이 높게 형성된다.

ROE(자기자본이익률) 역시 SK하이닉스가 앞선다. 반기 말 기준 SK하이닉스 ROE는 약 31%로, 삼성전자는 약 10%로 나타났다. 10.95%인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 평균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실망스런 수준이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준다. 수치가 높을수록 자본 효율성이 우수하다는 뜻이다. ROE는 단순한 수익성 지표를 넘어 기업 경영진의 자원 운용 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잣대로 활용된다. 

단기적으로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투자처로 평가받으며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 많다. 특히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아직 조정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단기적으로는 고점 부담과 조정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과 AI 확산에 따른 수요 확대가 이어진다면 중장기적으로는 강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탄탄한 사업 안정성을 바탕으로 한 '안정 성장주'의 성격을 띠는 반면, SK하이닉스는 HBM을 필두로 한 '고성장 기대주'로서의 면모가 뚜렷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일반투자자의 경우 경기 순환과 메모리 가격 동향을 고려해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안정성이, 중장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의 성장성이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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