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선도하는 '경제 나침반'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갈아타는 건설사들

주택시장 침체에 어려움 겪어… ‘그린수소’사업으로 돌파구
SK에코·삼성물산·현대건설·현엔 등 생산기지 구축 본격화
2050년 1884조원 성장 전망…사업확대 계속전망

권태욱 기자 2023-12-17 08:00:04
배성준(오른쪽) SK에코플랜트 에너지전략 담당임원과 은상표 한국남동발전 신사업본부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본사에서 열린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사업개발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SK에코플랜트 

국내 건설사들이 주력 사업이던 주택·플랜트 의존에서 벗어나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자 이를 극복하기위해 환경·에너지 분야로 확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등 대형 건설사들은 그린수소를 포함한 신(新)에너지 신규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로 물에서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천연가스를 고온·고압 수증기와 반응시켜 물에 함유된 수소를 추출는 그레이수소와 달리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린수소 사업에 대한 성장성은 밝은 편이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이 발표한 ‘2023 글로벌 그린수소 전망’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그린수소 시장규모는 1조4048억 달러(1884조 원)으로 예상되며 이중 아시아가 절반이 넘는 5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건설사로서는 SK에코플랜트와 삼성물산이 적극적이다.

먼저 SK에코플랜트는 캐나다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에 핵심 플레이어로 참여하고 있다. 캐나다 월드에너지GH10와 함께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의 스티븐빌 지역에 기반을 둔 대규모 그린 수소 상용화 '뉴지오호닉'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한국남동발전과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사업개발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오만에서 그린수소 및 그린암모니아 사업 개발을 공동 추진한다. 그린수소 사업 영토를 중동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는 그린수소 프로젝트 사업개발 예비타당성조사를 총괄·주도하고, 한국남동발전은 사업개발을 지원한다. 한국남동발전은 향후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를 국내로 들여와 혼소 발전용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양사는 이를 위해 UAE 수도 아부다비에 위치한 경제자유구역 산업단지에서 그린수소 및 그린암모니아 생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 예비타당성조사를 시작한다. 

SK에코플랜트는 경제자유구역 산단 내 부지에서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 연간 그린수소 5만톤, 그린암모니아 25만톤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UAE와 오만 등 중동 지역은 일조량이 많아 태양광을 통한 전력 생산이 용이한 데다, 항만시설과 터미널이 이미 갖춰져 생산된 그린수소 및 그린암모니아 운송이나 유통에도 유리하다. 

배성준 SK에코플랜트 에너지전략 담당임원은 “에너지 다소비 산업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그린수소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천시 소재 그린수소 생산기지 구축 조감도./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경북 김천시에 그린수소 생산 시설 구축을 추진한다. 그린수소 생산시설 건설은 국내 처음이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김천시,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석유공사, 한국전력기술, LS일렉트릭, 수소에너지네트워크, 에스퓨얼셀 등과 '오프그리드(Off-Grid) 그린 수소 생산과 활용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프그리드는 외부에서 전기나 가스 등의 에너지 제공 없이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협약 참여 기관 및 기업들은 김천 태양광 발전소와 연계해 100%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하루 0.6톤의 그린수소를 생산·저장·운송하는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삼성물산은 이 프로젝트에서 태양광 발전, 에너지 저장과 그린수소 생산시설 및 이를 연계하는 시스템 전체에 대한 기본 설계와 상세 설계를 비롯해 주요 기자재 구매, 시공 등을 총괄한다.

내년 말까지 수전해 설비 등의 구축을 완료하고 2025년 1월부터 실제 생산에 나서며, 생산된 수소는 수소차 충전소를 비롯해 인근 지역 연료전지 발전에 친환경 연료로 활용된다.

이병수 삼성물산 건설부문 에너지솔루션사업부장은 “글로벌 에너지 분야에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는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세계적인 규모의 그린암모니아 프로젝트에 참여함에 따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그린수소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알카라인 수전해 기기 생산 전문업체 테크로스와 ‘알카라인 수전해 기반 그린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알카라인 수전해는 알칼리 전해액을 활용해 물을 전기분해 하는 기술로, 여러 수전해 방식 중 안정성이 높아 수소의 대량 생산에 적합한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는 이 기술의 상용화가 시작돼 그린수소의 70%가량이 알카라인 수전해 방식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발판으로 양사가 좋은 시너지를 내 그린수소 시장을 선도할 것을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수소 생산부터 저장 및 운송, 유통, 활용까지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이어 나가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역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확장하고 에너지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독일의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알더블유이 오프쇼어 윈드(RWE)와 ‘해상풍력발전 및 그린수소 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국내 해상풍력발전 시장에 대한 현대건설의 경험, 네트워크와 RWE의 개발·운영 노하우를 결합해 관련 사업을 공동 개발하고 시장 영역을 전 세계로 확장하기로 했다.

또 현대건설의 수소 생산기술과 RWE의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그린수소 분야의 신규 사업도 모색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의 글로벌 선두 주자인 RWE와의 상호 협력이 에너지 전환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발걸음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개발해 차세대 에너지 전환의 흐름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이 주력 사업이던 주택·플랜트 사업에서 벗어나기위해 성장성이 큰 친환경 에너지사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며 “특히 그린수소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만큼 국내 건설사들의 사업 확대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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