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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째 공사중단 잠실진주 재건축…공사비 갈등 풀릴까

삼성물산, 3.3㎡당 823만원 인상 최종 제시
지난해 10월 요청한 공사비 인상안 대비 7%↓
전문가 “정부 적극 중재해야…현 표준계약서는 구속력없어”
권태욱 기자 2024-02-21 11:33:56
/연합뉴스 제공

최근 전국 곳곳의 도시정비사업장에서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업장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의 재건축이 다시 추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개월째 공사비 증액을 놓고 조합과 협상을 벌여온 삼성물산이 최종 공사비 인상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잠실진주아파트는 2015년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 2019년 거주민들의 이주를 완료하고 2020년 12월부터 본격적인 철거와 착공이 진행됐다. 그러나 2021년 재건축 사업 부지에서 백제 주거지 흔적이 발견돼 공사가 일시 중단됐다. 이후 공사를 재개했지만 이번엔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진주 재건축 시공사인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시공단은 최근 잠실진주 재건축조합에 3.3㎡당 공사비로 823만원을 제시했다. 공사비 인상 배경으로 지목된 조합 지정마감재를 삼성물산이 대신 정하면서 공사비 인상 폭이 기존 요구보다 낮아졌다. 

이 금액은 지난해 10월 요청한 공사비 인상안(889만원) 대비 7%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공사비 인상을 두 차례 요구했다. 2021년 평당 510만원에서 665만원으로 한 차례 인상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평당 899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공사 중 발견된 역사 유적으로 인한 공기연장과 각종 건축 자재비 인상 탓이다.  

하지만, 조합 총회에서 조합원들은 시공사가 제시한 금액이 과다하다며 공사비 인상안을 부결했다. 지난해 12월 공사계약변경 약정 체결 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수가 반대하며 부결된 상황이다.  

잠실 진주 예비입주자모임 50여 명은 지난 7일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본사 앞에서 2시간 동안 ‘공사비 인하’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한 조합원은 “삼성물산이 제시한 공사비로 추정하면 최초 도급계약 맺을 때와 비교하면 7천400억원에서 1조4천억원 대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며 “삼성물산은 최종 공사비안과 지정 마감재 리스트를 빨리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조합측에 4월까지 총회를 열고, 공사비 인상안을 의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공사비 인상 요인으로 꼽힌 마감재를 삼성물산이 선정하는 데 동의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제안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사비 갈등 해결을 위해 관계 기관과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정부가 발표한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는 의무사항이 아닌 권장사항 이기에 이미 갈등이 충돌한 상황에서 법적 강제력이 없어 한계가 있다”며 “공사비 분쟁이 발생한 사업에 대해서는 공공에서 조정 전문가를 파견해 공사비 검증 역할을 강화하는 등 사업이 장기간 단절되지 않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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